生活文化/좋은 글

남산(南山)

바람아님 2016. 11. 16. 23:20




남산(南山) / 주응규



인파에 떠밀려 남산에 오르니
서울이 한눈에 펼쳐지누나 


저 멀리 인왕산과 북악산이
어깨춤으로 반기기에
심호흡으로 답례했노라


고고한 형세를 지닌 남산은
서울이 품는 둥지 같아라 
너른 품새를 내어주는 한강은
젖 줄기를 길게 늘어뜨리고
도도히 흐르누나 


회현 자락에서 끊겨버린 성곽은
숭례문과 포옹하고파
눈빛을 붉히고 있구나


어슬어슬 땅거미가 깔려 들면 
서울은 희붉은 불빛이
꽃잎처럼 피어나누나


연인들이 언약한
녹슨 사랑 자물쇠를
남산은 빛과 그림자를 삼키며
세월을 채우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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