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산수화 대가 겸재가 그린 경복궁..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은 지금의 서울 인왕산과 북악산을 즐겨 그렸다. 이 지역의 명소 8곳을
그린 '장동팔경도(壯洞八景圖)'(개인 소장)와 경복궁·남산 등 한양 일대와 전국 곳곳의 풍경을 24폭 병풍에 옮긴 '백납병풍
(百納屛風)'(고려대박물관 소장)은 겸재의 진경산수화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희귀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이 14일부터 9월 15
일까지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고미술특별전 '한양이 남긴 흔적-한양유흔(漢陽留痕)'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표암 강세황(1713∼1791)이 발문을 쓴 '백납병풍'의 그림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경복궁도'다.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정궁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리고 겸재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빈터만 남아 있었다. 화면 왼쪽에
네모난 연못이 있고 그 뒤로 돌기둥이 보이는 것은 경회루 터이고, 아래쪽 가운데 돌무더기 같은 것은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의 폐허로 짐작된다. 근정전 등 각종 전각들이 자리한 곳에는 소나무만 무성하다. 고종 때 재건됐으나 일제 때
훼손됐다가 다시 복원 중인 지금의 경복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1·2부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겸재의 다른 작품 '사직노송
도(社稷老松圖)', 단원 김홍도(1745∼?)의 부채그림 '죽리탄금도(竹裏彈琴圖)',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아들에게
그려준 '시우란(示佑蘭)' 등 40여점을 선보인다. 또 세종의 어머니 원경왕후의 인장과 영조의 활쏘기 의례가 기록된 '대사례도
(大射禮圖)'도 출품된다. 작가미상의 '왕세자두후평복진하도병(王世子痘候平復陳賀圖屛)'은 19세기 궁중 행사를 대표하는
그림이다. 출품작 대부분은 고려대박물관 소장품으로 대학 박물관과 상업화랑이 연계한 보기 드문 전시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조선시대 최고 화가들이 왕조 500년의 흥망성쇠를 오롯이 담아낸 명화들을 서울시내의
열린 공간에서 시민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정선의 ‘장동팔경’ 일부. 왼쪽부터 청풍계·수성동·인왕산·세심대로 크기는 각 58×37㎝다. 덕성여대 박은순 교수는 “둔탁한
필치로 보아 장동팔경 중 가장 늦은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 공아트스페이스]
옛 한양의 장동(壯洞)은 인왕산 남쪽 기슭에서 백악산 계곡에 이르는 지역이다. 현재의 서울 효자동·청운동 일대다.
한양 최고의 거주지로 꼽히며 권문세가들이 많이 살았다.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謙齋) 정선(1676~ 1759)은 지금의 경복고 인근 청운동서 나고 자랐다. 그가 이 일대를 즐겨 그린
이유다.
겸재의 ‘장동팔경(壯洞八景)’이 있다. 백악산·인왕산과 두 산의 명소 각 세 곳씩을 그린 작품이다. 청송당(聽松堂)·
취미대(翠微臺)·백악산(白岳山)·청하동(靑霞洞·자하동)·청풍계(淸風溪)·수성동(水聲洞)·인왕산(仁王山)·세심대(洗心臺) 등
8점이 서울 인사동길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처음 공개됐다.
‘장동팔경’은 서울 간송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각각 소장돼 있다. 이번에 나온 것은 개인 소장품으로 다른 첩에는
없는 ‘세심대’가 실려 있다. 묵찰법(墨擦法)으로 속도감 있게 쓸어 내린 화강암벽 등 겸재가 기량을 한껏 발휘한 그림이다.
콘크리트로 덮였다가 2008년 아파트가 철거되면서 복원, 지난해 7월 시민에게 개방됐다. 복원 사업의 근거가 된 것이 겸재의
그림 ‘수성동’이었다. 진경산수화의 힘이다.
공아트스페이스는 개관 3주년을 맞아 고려대박물관과 함께 ‘한양유흔(漢陽留痕)-한양이 남긴 흔적’전을 열고 있다.
‘장동팔경’ 외에 겸재의 또 다른 대작 ‘백납병풍(百納屛風)’도 출품됐다. 23점의 그림과 표암(豹菴) 강세황(1713~91)의
발문을 한데 모은 8폭 병풍이다. 이 가운데 ‘경복궁도’는 노년기 겸재의 그림으로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 정궁(正宮)
경복궁터의 쓸쓸한 정취를 묘사했다.
이밖에 단원(檀園) 김홍도, 호생관(毫生館) 최북, 현재(玄齋) 심사정 등 조선시대 내로라할 화가들의 한양 그림, 왕비들의
인장, 의례도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원복 경기도박물관장은 “왕조가 한창 융성했을 시기 한양의 이모저모를 그 어떤 기록보다도 생생히 알려주며 18세기
조선의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02-730-1144.
[전시 안내]
1983년부터 시작한 공화랑을 전신으로 하는 공아트스페이스는 2010년9월15일 인사동에 재개관한 프레미엄 아트 공간
으로 개관 3주년기념 고미술 특별기획전으로 "한양유흔전"을 8월 14일부터 9월 15일까지 전시한다.
전시회는 1,2부로 나누어 1부는 한양,꿈을 펼친 화가들 , 2부는 왕실,그속을 거닐다 로 구성되어있다.
공아트스페이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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