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모유 수출을 “빈곤국 여성 착취” 등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8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정부가 모유 판매 및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BBC, AFP 등에 따르면 이날 캄보디아 정부는 보건부에 "캄보디아 여성들에게서 나온 모유의 수출 및 판매를 즉각 전면 금지 조치한다"며 "비록 캄보디아가 가난하고 어렵지만 엄마들의 모유를 팔아야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유니세프는 미국 기업 '암브로시아 랩스'(Ambrosia Labs)가 캄보디아의 가난한 여성들을 착취하고 있다며 모유는 혈액처럼 인간의 조직이기 때문에 상업화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신매매, 장기매매, 대리모 등 윤리적 문제가 되는 기존 관행들이 비판받으면서 빈국여성의 모유 상품화 역시 문제가 된 것.
암브로시아랩스는 미국 모유 가공회사다. 캄보디아 등에서 모유를 사들여 가공한 뒤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 미국 어머니들을 상대로 1팩(147 ml)당 20달러(약 2만2250원)에 판매해왔다. 이는 이들이 캄보디아 여성들에게 지불한 값의 8배에 이른다.
의학 인류학자 옹찰리 팜퀴스(Aunchalee Palmquist)는 "모유 판매 여성들은 본인들이 과잉모유를 판매한다고 생각하지만, 보통 모유는 아기를 위해 충분히 필요한 양이 나온다. 일부 아기가 필요로하는 양이 실수로 판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캄보디아 신생아 대부분은 모유수유를 받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모유 수유가 줄어들어 아동 영양실조가 문제되고 있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암브로시아 랩스에 대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리고, 모든 모유 판매 및 수출 행위를 금지했다.
유니세프는 "캄보디아에 적절한 영양 섭취가 어려운 아기가 많아 이곳에도 충분한 양의 모유가 남아있어야 한다"며 환영했다. 캄보디아 여성 인권단체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유 판매에 동의했다해도 이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정부의 금지 조치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당장 생계가 어려운 여성들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암브로시아 랩스에 모유를 판매해왔던 체아 샘(Chea Sam)은 "이번 모유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앞으로 더 적은 돈을 받고 공장 등에서 더 힘들게 일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여성들은 모유를 판매하는 것이 집안에서 자녀를 돌보면서 돈을 많이 벌어들일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원이라고 말했다. 모유 판매로는 하루 최대 12달러로 벌어들일 수 있는데, 이는 캄보디아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수입이다.
이슈팀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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