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간 결혼생활을 해온 미국의 90대 노부부가 이승의 사랑을 하늘에서도 이어가듯 한 자리에 묻힌 사연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남편은 죽어서도 아내와 같이 있고 싶다며 자녀들에게 늘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주리 주(州)에 살던 레이몬드(97)와 벨바(96) 부부가 약 30시간의 간격을 두고 이달초 세상을 떠났다. 부부에게 특별한 병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세인트루이스의 한 묘지에 묻힌 부부는 같은 관에 들어섰다.
이는 평소 레이몬드의 당부기도 했다.
레이몬드의 아들은 “아버지께서는 만약 어머니와 별다른 시간차를 두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면 같은 묘(same casket)에 묻어달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며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지만, 우리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부모님의 체구가 그리 큰 편이 아니라면서 혹시 같은 관에 모실 수 있느냐고 장의사에게 물어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미주리 주(州)에 살던 레이몬드(97·오른쪽)와 벨바(96·왼쪽) 부부가 약 30시간의 간격을 두고 이달초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같은 관에 들어섰다. 이는 레이몬드가 평소 자녀들에게 당부한 말이기도 했다. 부부에게 특별한 병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캡처. |
레이몬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내를 처음 만났다. 그는 자기보다 어린 소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지깽이로 장난을 치다가 벨바에게 큰 흉터를 남겼다. 소년은 난로에서 가져온 부지깽이가 뜨겁다는 걸 몰랐다.
벨바는 남편이 평생 갈 상처를 남겼다며 농담 섞인 꾸중을 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에게는 여섯 자녀가 있으며, 이들 중 셋은 베트남에서 살고 있다.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던 레이몬드가 1978년에 퇴직한 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16년간 살았던 부부는 1994년 미주리 주로 돌아와 자녀들과 여생을 함께했다.
떨어지지 않고 붙어 지내다시피 했던 부부에게는 ‘30시간’의 시차가 가장 큰 이별이었다고 지인들은 입을 모았다.
딸 돈나는 “부모님께서는 축복 가득한 생을 사셨다”며 “그런 부모님의 자녀로 태어난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生活文化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하늘에 나타난 기이한 4각형 빛에 술렁 …혹시 천국의 문? (0) | 2017.08.19 |
---|---|
"나는 오늘 운이 좋았다. 강간을 당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뒤흔든 소녀의 한마디 (0) | 2017.08.18 |
“이거 실화냐”… 중국서 유행 중인 ‘글래머 인증샷’ (0) | 2017.08.16 |
독일 베를린 ‘여자도 서서쏴 변기’ 설치 확대한다는데 (0) | 2017.08.15 |
한중일 제자가 스승에게 바치는 공룡 (0) | 2017.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