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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이 탓 '노안' 착각했다가.. 실명 부릅니다

바람아님 2017. 9. 5. 09:29
세계일보 2017.09.04. 10:02

혼동하기 쉬운 안질환

눈은 다른 신체 부위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노화된다. ‘노안’으로 알려진 눈 기능 퇴화는 대개 40세 이후부터 진행되는데, 눈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약해져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며 나타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잘 안 보이게 되는 증상을 모두 노안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4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안 질환인 당뇨병성 황반부종, 백내장, 녹내장도 노안과 비슷하게 시야가 흐려지거나 점점 좁아지는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안 질환은 환자들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시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노안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눈 건강을 지켜야 한다. 노안과 혼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질환들의 특징을 알아본다.

◆검은 점 보이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당뇨병 환자는 40대부터 크게 늘어난다. 당뇨가 있는 경우 높은 혈당이 미세혈관이나 전신혈관에 영향을 주면서 말초신경병증이나 눈, 신장에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그중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병에 의한 모세혈관 합병증으로 망막혈관의 투과율이 증가하고 미세동맥류가 발생해 혈액의 혈장 단백질 및 지질 성분이 망막 조직 내로 누출돼 발생한다. 망막 중심부는 선명하고 또렷한 시력을 담당하는 곳으로, 삼출물이 누출되면 시야가 흐려지고 침침해지며 검은 점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직선이 휘어보이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는 40, 50대 중년층 이상의 10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하며 눈 합병증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안질환 증상을 노안으로 착각하기 쉬워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형찬 건국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을 자각할 수 있을 때는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됐을 수 있다”며 “당뇨병 환자들은 평소 눈 합병증의 위험성을 인지해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다. 대한안과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1년에 한번씩 안과를 방문하고, 만약 눈 질환이 있다면 적어도 4개월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단 당뇨병성 황반부종으로 진단된 경우 완치는 어렵다. 치료를 통해 시력을 개선하거나 유지하면서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치료방법으로는 레이저 광응고술과 안구 내에 약물 주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안구 내에 주사하는 치료가 표준치료법으로 권고되는데, 시력 개선 효과가 크고 안압 상승을 적게 유발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밝은 데서 더 안 보이는 백내장, 시야 좁아지는 녹내장

백내장은 투명해야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혼탁해지는 경우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흐려지게 되고 이 때문에 결국 시력 저하가 일어난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천성, 당뇨병,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노안은 가까운 거리의 시력만 떨어지지만 백내장은 가깝고 먼 시야 모두 흐려진다. 또 백내장은 초기에는 먼 거리가 잘 안 보이는 듯하다가 심한 시력 감소로 진행되거나 밤보다는 낮에,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더 떨어진다.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기도 하고 눈부심이 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안압이 높아지거나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방각 녹내장은 시야가 바깥에서부터 좁아지는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

따라서 눈과 관련한 작은 변화가 있거나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안구 통증 또는 두통이 있는 경우,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역질 또는 구토가 있는 경우, 밝은 빛 주변으로 무지갯빛 원이 보이는 경우 등의 증상이 있으면 녹내장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녹내장 위험이 높은 40세 이상, 당뇨병 또는 고혈압 환자,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정도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일 수 있기 때문에 안 질환 발생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