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9.27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2년 6개월 임기 마치고 귀국하는 김장수 駐中 대사]
한·중 최악의 갈등기에 在任
중국 외교부에 4차례 초치당해… 30분 항의 받으면 1시간 반박
"퇴임 후 대외 활동 안 할 생각, 군인연금만으로 여생 살 것"
사드(THAAD)로 인한 역대 최악의 한·중 갈등기에 대중(對中) 외교 최전선에 섰던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가 만 30개월
임기를 마치고 27일 베이징발 아시아나 편으로 귀국한다.
김 대사는 최근 베이징 특파원들과 가진 마지막 간담회에서 "한·중 수교 역사 25년 가운데 10분의 1(2.5년)을 대사로
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재임 기간은 역대 최장수였던 김하중 전 대사(6년 5개월) 다음으로 길다.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거쳐 2015년 3월 베이징에 부임한 그는 임기 중 한·중 관계 최정점과 최저점을
모두 겪었다. 박 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천안문 성루에 나란히 서서 중국의 대일(對日) 전승기념 70주년 열병식을 지켜본
2015년 9월 3일을 전후한 때가 절정이었다면, 작년 7월 사드 한국 배치 결정 이후 1년여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시기였다.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가 만 30개월 임기를 마친다. 사진은 2015년 3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 대사. /성형주 기자
사드 탓에 그는 중국 외교부에 4차례나 초치(招致)됐다.
4차 북핵에 대응해 한·미가 사드 배치 논의를 시작한 지난해 2월이 처음이었고 문재인 정부가 사드 4기 추가 배치를 결정한
지난 6일이 마지막이었다. 김 대사는 "중 외교부에 들어가 30분 중국 측 항의를 받으면 1시간은 반박했다"고 말했다.
육군 참모총장과 국방장관, 청와대 안보실장을 거친 그는 사드에 관한 한 가장 정통한 외교관이기도 했다.
김 대사는 "중국이 한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중단했을 때는 참으로 힘겹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장수'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강직한 이미지가 사드 국면에서 비판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현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사드에 대해 확고한 모습이 중국 대사라기보다는 여전히 국방장관 같은 느낌"이라고 했고,
한 라디오 시사평론 프로에선 "그 나라(중국) 따귀를 후려갈기려는 사람들을 보내 대화하라고 하니 그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 대사는 "(오히려 내가) 더 이상 맞을 뺨도 없다"며 "국가의 체통과 명예를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대사로서 가장 아픈 것이 우리 교민과 기업 피해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는 점"이라며
"송구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대사는 "중국도 사드 보복이 자신들에게 결코 이익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에게 임기 중 가장 길었던 하루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2016년 1월 6일이었다.
뜻밖의 핵실험에 한·중 모두가 당황했던 그날 공교롭게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주최하는 주중 외교사절 신년회가 열렸다.
김 대사는 행사장에서 북한 지재룡 대사와 조우했다.
왕이 부장은 지 대사의 면전에서 "국제사회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핵실험을 했다"며 북한을 비판했다.
김 대사는 "귀국 이후 일체의 대외 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죽는 날까지 군인연금으로 조용히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김 대사는 공무원연금도 받을 자격이 있다. 이 경우 군인연금보다 월 지급액이 100만원 정도 오르지만 군인연금을 받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노영민 주중 대사는 이번 주 임명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순 부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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