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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2018년 새해, 달라지고 싶은 당신에게

바람아님 2018. 1. 12. 11:25

(조선일보 2018.01.12 정상혁 기자·김태훈 출판전문기자·이한수 기자  편집=유승희)


2018년 새해, 달라지고 싶은 당신에게
새해의 다짐은 남다르다. 작년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고자 한다.
혹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 나쁜 습관을 버리고 싶은 사람,
말에 힘을 얻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혼자서도 잘 지내고 싶다면…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마이클 해리스 지음|김병화 옮김
어크로스|328쪽|1만4500원


"홀로 있음은 하나의 자원(資源)이다."

1949년 헝가리 공산당 정권에 스파이로 몰려 7년간 투옥된 이디스 본 박사는

더럽고 추운 독방에서 철저히 '혼자 놀기'를 실행했다.

시를 암송하고, 그 시구를 6개 국어로 바꿔도 보고, 뭉친 빵 부스러기로 글자를

만들었다. 세상으로부터 차단됐으나 "광기가 아니라 평화, 절망보다는 위안,

수감 대신 홀로 있음을 선택해 그 기술을 단련"했다. 그리고 "파멸하기는커녕

조금 더 현명하고 희망에 가득 찬 상태"로 세상에 복귀했다.


관계 감량과 혼자를 부르짖는 시대.

이 책은 캐나다 논픽션 작가인 저자가 이디스 본처럼 홀로 있음을 수행하는

실험기이자, 어떻게 홀로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자발적 고독 사용설명서

할 수 있다. "외로움을 홀로 있음으로 바꿔줄, 텅 빈 나날을 비어 있는 화폭으로

바꿔줄 어떤 훈련 또는 연금술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것을 찾을 것이다.


먼저 저자는 홀로 있음이 기벽(奇癖)이 아닌 본능적 태도임을 밝히는 데서 출발한다.

미국 심리학자 에스더 부크홀츠에 따르면 "갓 태어난 아기는 실제로 외향적이기보다 내향적인 상태"이고, 때로 동물들은

새끼의 성장을 위해 일부러 홀로 내버려둔다는 것. 그러나 한시도 아이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자존(自存)을 방해하는

부모처럼, 과잉 연결된 세상에서 홀로 있기는 힘겨운 투쟁을 수반한다. 홀로 있기는 외로움과 다르다.

"외로움이라 부르는 '실패한 홀로 있음'과 대비되는 '진정한 홀로 있음'은 비옥한 영토이지만, 거기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힘들게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와 작별하기도 하고, 외딴 섬의 방갈로에서 살면서 홀로 있기 위해 애쓴다.

몽상하기, 손으로 쓰기, 산책의 기술 같은 고전적인 방법과 더불어 저마다의 취향을 살려 "사적인 자아를 즐겁게 하라"

조언한다. 결코 참신한 얘기는 아니나 "나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이 타인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논거는

관계에 대한 편의주의를 넘어선다.


고로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일찍이 이렇게 썼다.

"나는 혼자인 것만큼 함께 있기 좋은 동반자를 본 적이 없다."

정상혁 기자



/박상훈 기자


오랜 버릇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습관의 감옥
폴 윌리엄스·트레이시 잭슨 지음|조은경 옮김
판미동|320쪽|1만6500원


'에버그린' '레인보우 커넥션' 등의 음악으로 오스카상과 그래미상을 받은

작곡가 폴 윌리엄스는 한동안 술과 마약에 빠져 살았다. 영화 '쇼퍼홀릭'의

시나리오를 쓴 극작가 트레이시 잭슨은 마약에 손대지 않았지만 "남자와 담배,

쇼핑, 극단적 생각의 지배를 받았다"고 했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삶의 한 시기를

어둠 속에서 헤매다 빠져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쓴 중독 탈출 안내서다.


저자들은 약물만이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오랜 기간 몸에 밴 나쁜 습관도

삶을 망친다고 지적한다. 삶을 바꾸려면 습관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변화의 첫 단계로 "나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속으로 생각만 할 게 아니라 큰 목소리로 외쳐 자기암시를 줘야 한다.

잘못된 습관에서 탈출하는 열쇠 6개도 제시한다.

첫 번째 열쇠는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나'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 번째 열쇠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데도 내 안의 무언가는 그것을

한다'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그것'은 종교적 절대자이거나 내 안의 양심이 내는 목소리다. '실수를 정당화하지 말고

거기에서 배우고' '가능할 때마다 내가 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며', 오늘 해야 했는데 하지 않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없었는지 '자신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마지막 열쇠는 '사랑과 봉사로 살며, 감사의 마음과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습관 탈출 프로그램은 친구들과 함께 참여해야 효과적이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체중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공허한 마음을 음식으로 채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음식이 당길 때의 감정 상태를 기록하는 '음식 기분 일기'를

적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하필이면 나쁜 선택만 골라가며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것도 습관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말로는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하면서 행동은 그와 반대로 한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실망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과거가 현재를 방해하지 않게 해야 하며

▲미래에 일어날지 모를 끔찍한 상황을 미리 상상하면 안 된다.


김태훈 출판전문기자


말 잘하는 내가 되고 싶다면…


一言力(일언력)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안혜은 옮김
쌤앤파커스|272쪽|1만3800원


"그래서 결론이 뭐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직원이 보고를 시작한 후 10초 내에 핵심 내용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됐어요" 하고는 더 이상 듣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더 심플하게 하라"고 직원을 다그쳤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재임 중 모든 보고서를 종이 한 장에 압축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이 유난히 신경질적인 게 아니다. 경영자나 리더는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지루한 보고를 다 들어줄 여유가 없다.

판단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이미 주요 안건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다 아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견디지 못한다.


198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던 레이건은 한마디 말로 불리한

상황을 뒤집었다. 언론과 여론조사는 당시 74세인 레이건의 '고령'을 우려하고

있었다. 상대 후보 먼데일은 56세. TV 토론에서 사회자가 나이에 대해 질문했다.

레이건은 한마디 말로 상황을 제압했다.

"나는 상대 후보의 젊음과 미숙함을 굳이 들춰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토론회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나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일본의 유명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핵심을 꿰뚫는 한마디 말로 단숨에 상황을 정리하는 힘을

'일언력(一言力)'이라 명명한다. 일곱 가지 기술이 있다.


① 정보·의견을 짧게 요약하는 기술(요약력) ② 위험을 감수하고 단언하는 기술(단언력)

③ 상대가 답을 찾도록 묻는 기술(발문력) ④ 상대 질문에 짧게 답하는 기술(단답력)

⑤ 새로운 이름·제목을 만드는 기술(명명력) ⑥ 순발력 있는 비유로 설득하는 기술(비유력)

⑦ 사람을 끌어들이는 슬로건을 만드는 기술(기치력)이다.

저자는 간단한 경구(警句)와 사례를 들면서 '한마디 말의 힘'을 키우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상대가 두서없이 말할 때 '그건 이런 얘기인가요?' 하고 나만의 언어로 요약한다,

칼로 베듯 단언할 때 말과 글에 힘이 실린다, '~일 것입니다' 같은 애매한 어미는 쓰지 않는다….

타고난 감각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훈련을 통해 ‘일언력’을 키울 수 있을 듯하다.


이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