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07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력해도 줄지 않는 스트레스는 生存 위해 心身이 일한다는 증거
거창한 新年 계획은 실패도 쉬워… 주변 자연과 편하게 자주 만나야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라 질문하면 '가슴요'라고 대답하는 이가 많다.
총(銃)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는 이별 노래의 가사처럼 마음이 아프면 심장이 시리다.
그렇지만 사실 마음은 뇌 안에 있다.
뇌가 컴퓨터의 하드웨어라면 마음은 소프트웨어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럼 이별을 하면 뇌가 아파야 할 텐데, 왜 가슴이 시릴까.
마음과 몸이 뇌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연구하는 '마음-몸의학(Mind-Body medicine)'이라는 분야도 있다.
그렇다면 마음과 몸 중 어디가 더 중요할까.
육체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몸이 아프면 우울이 찾아온다.
반대로 마음이 지치면 몸도 아파온다. 즉 마음과 몸의 관리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마음, 뇌 그리고 몸은 패키지 상품처럼 함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어르신들이 특히 두려워하는 병이다.
그런데 흔히 이야기하는 '나이 들면 다 똑같이 늙는 거야'는 사실이 아니다.
가족력이 있어도 관리를 잘해 오히려 뇌 건강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건강을 믿고 소홀히 했다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경우도 있다.
그럼, 뇌 건강을 위한 비법은 무엇일까. 너무 뻔하다. 몸을 움직여 주고 마음을 편히 해주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몸과 마음은 뇌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주면 뇌도 건강을 유지한다.
그렇게 뇌 건강을 유지하면 다시 몸과 마음도 더 튼튼해진다.
그런데 꾸준히 운동하고 스트레스 관리 잘하고 있는지 질문하면, 시원하게 '네'라고 대답하는 분이 너무 적다.
도움이 되는지 몰랐던 분은 없을 텐데, 권하는 의사들마저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그대로 행동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과 행동 사이에 마음이 끼어 있다 보니 생긴 일이다.
운동이 좋은 분도 있겠지만 싫은 분도 많다.
생각이 하라고 지시해도 마음이 운동을 싫어하니 행동화되지 않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한데 스트레스를 줄이는 전략으론 쉽지 않다.
사는 것이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마음과 몸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줄이는 것보단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마음의 순(順)기능들,
즉 긍정성, 공감 능력, 그리고 창조성 등을 잘 유지하는 전략이 좋다.
그런데 마음에 대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어 마음 관리가 쉽지가 않다.
내 마음은 무의식의 언어를 쓰기에 일반적인 언어로 이야기해 봤자 마음이 이해를 못 한다.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매일 수영할 거야' 같은 강력한 새해 건강 계획은 멋지다.
그러나 큰 계획은 실패하기 쉽고 그러다 보면 마음이 속상해져 '올해는 건너뛰고 내년에 다시 하자'는 식으로 포기하기가
쉬워진다. 운동 실천이 어려운 경우 일단 운동이란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을 권해 드린다.
피곤한 숙제 같은 운동 말고 '내 몸의 움직임을 느끼고, 내 주변의 자연과 호흡하는 시간'이란 생각을 가져 보자.
이런 가벼운 신체 활동도 몸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스트레스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치열한 전쟁 중에 편한 산책을 즐길 수 없다.
그래서 가벼운 몸의 움직임은 우리 마음에 '지금은 휴전 중이야. 이완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자연스레 뇌의 스트레스 공장이 작동을 멈추고 지친 마음에 충전이 일어난다.
기운을 얻은 마음은 다시 심장, 혈관도 튼튼하게 해준다.
아무리 바쁘고 운동이 싫어도 '하루 20~30분 걷기'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건강하기 위해 숙제처럼 하지 말고 여유롭게 '내 마음과, 그리고 주변 자연과 만나는 시간으로'
신체 활동을 즐길 때 효과가 더 좋다. 오늘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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