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 3. 21 박건형 논설위원·산업2부 기자)
'80일간의 세계일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아들 미셸 베른은 1888년 '미래의 특급열차'라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해저(海底)에 설치된 공기 튜브를 통해 미국 보스턴에서 영국 리버풀까지 2시간 40분 만에
갈 수 있는 미래의 기차를 묘사했다.
그로부터 124년이 경과한 2012년,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가 이 아이디어 현실화에 나섰다.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캡슐형 기차인 '하이퍼루프(hyperloop·사진)'를 만들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의 614㎞ 거리를
30분 만에 왕복하겠다"고 선언한 것. 그가 내건 하이퍼루프의 최고 시속은 1200㎞로 점보 여객기(시속 900㎞)보다
빠르고 음속(1224㎞)에 근접한다.
하이퍼루프의 원동력은 진공 튜브 속을 달린다는 데 있다. 공기나 물속을 달리면 저항을 받아 속력이 느려지는 반면,
진공에서는 한번 붙은 속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석이 서로 다른 극(極)끼리 끌어당기고,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기장(磁氣場) 원리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다.
캡슐에 전자석을 달고 튜브 안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공중에 뜬다. 또 캡슐 앞쪽에 끌어당기는 힘이, 뒤쪽에 밀어내는
힘이 생기도록 자기장을 계속 바꿔주면 진공 속에서 30t 무게 캡슐을 1분 만에 시속 1200㎞까지 가속할 수 있다.
자기장의 방향을 바꾸면 정지할 수 있다.
미국 MIT,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등은 머스크와 손잡고 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6년에는 미국 네바다사막에서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워싱턴 DC~뉴욕 구간에 대한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았고,
두바이 정부는 2021년 두바이~아부다비 구간에 하이퍼루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LA 구간의 예상 건설비는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로 같은 길이 고속철 건설 비용의 10% 정도다.
구간의 편도 요금은 20달러로 경제성도 높다. 소설 속 꿈이 현실화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블로그 내 관련 글 :
"LA 교통체증 짜증난다"던 머스크..결국 '초고속 지하터널' 뚫었다 (한국경제 2018.12.17)
[대한민국희망프로젝트]<591>하이퍼루프 (전자신문 : 2018.12.09)
http://blog.daum.net/jeongsimkim/34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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