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1.02.21.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박사 개그맨 이윤석이 '웃음의 과학'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유머나 화술을 가르치는 실용서나 개그맨 지망생을 위한 입문서가 아니다. 웃음에 관한 과학적 가설과 설명을 담은 본격적인 과학책이다. 게다가 17년 동안 개그계의 정상에서 얻은 그의 경험이 전혀 웃기지 않는 이 책에 상큼한 양념을 뿌린다.
이 책에는 인간이 어떻게(how) 웃고 미소 지을 수 있는지 그 생리적 메커니즘에 관한 설명도 들어 있지만, 그보다는 도대체 인간이 왜(why) 웃게 되었는지에 대한 진화적 해설이 주를 이룬다. 어린이 과학책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침팬지가 웃는 모습이라며 실려 있는 사진이다. 치아를 드러낸 모습이 언뜻 우리의 웃는 모습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입술꼬리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공포의 표현이다. 개는 물론 쥐도 웃는다는 몇몇 과학자들의 관찰에 비춰볼 때 웃음은 분명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현생인류의 등장과 함께 웃음은 도약적 진화를 한 게 분명해 보인다. 제인 구달 박사 덕택에 침팬지들의 삶을 반세기 넘어 지켜보았지만, 그들이 제법 밤새 모닥불 피워 놓고 '황구라'와 '유구라' 못지않은 '침구라'가 쏟아내는 질펀한 '구라'에 배꼽을 잡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네안데르탈인들도 한데 모여 앉아 '구라'를 풀며 시시덕거렸는지 궁금하다. 자연계를 통틀어 시와 소설을 쓰며 신화를 창조하고 심지어는 '개그콘서트'까지 만들어 무리지어 낄낄거리는 동물은 이 세상에 우리 인간밖에 없다.
겨드랑이를 간질이면 온몸이 자지러지듯 키득거리며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에도 박장대소하는가 하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가짜 웃음에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뻔뻔한 웃음까지 우리는 가히 '웃는 인류' 즉 '호모 리시오(Homo risio)'라 해도 좋을 듯싶다. 하지만 인생 80년에서 우리는 잠자는 데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고 사람을 기다리는 데 각각 6년씩이나 보내지만, 웃는 데에는 고작 22시간 3분을 보낸다고 한다. 평생 하루도 채 웃지 않는다는 말이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확실하게 입증된 마당에 이제 "왜 사냐건" 그냥 깔깔 웃읍시다.
이 책에는 인간이 어떻게(how) 웃고 미소 지을 수 있는지 그 생리적 메커니즘에 관한 설명도 들어 있지만, 그보다는 도대체 인간이 왜(why) 웃게 되었는지에 대한 진화적 해설이 주를 이룬다. 어린이 과학책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침팬지가 웃는 모습이라며 실려 있는 사진이다. 치아를 드러낸 모습이 언뜻 우리의 웃는 모습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입술꼬리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공포의 표현이다. 개는 물론 쥐도 웃는다는 몇몇 과학자들의 관찰에 비춰볼 때 웃음은 분명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현생인류의 등장과 함께 웃음은 도약적 진화를 한 게 분명해 보인다. 제인 구달 박사 덕택에 침팬지들의 삶을 반세기 넘어 지켜보았지만, 그들이 제법 밤새 모닥불 피워 놓고 '황구라'와 '유구라' 못지않은 '침구라'가 쏟아내는 질펀한 '구라'에 배꼽을 잡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네안데르탈인들도 한데 모여 앉아 '구라'를 풀며 시시덕거렸는지 궁금하다. 자연계를 통틀어 시와 소설을 쓰며 신화를 창조하고 심지어는 '개그콘서트'까지 만들어 무리지어 낄낄거리는 동물은 이 세상에 우리 인간밖에 없다.
겨드랑이를 간질이면 온몸이 자지러지듯 키득거리며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에도 박장대소하는가 하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가짜 웃음에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뻔뻔한 웃음까지 우리는 가히 '웃는 인류' 즉 '호모 리시오(Homo risio)'라 해도 좋을 듯싶다. 하지만 인생 80년에서 우리는 잠자는 데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고 사람을 기다리는 데 각각 6년씩이나 보내지만, 웃는 데에는 고작 22시간 3분을 보낸다고 한다. 평생 하루도 채 웃지 않는다는 말이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확실하게 입증된 마당에 이제 "왜 사냐건" 그냥 깔깔 웃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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