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時事·常識

[권석하의 런던이야기] [6] 英 명문 이턴 스쿨의 특이한 전통

바람아님 2019. 8. 28. 21:27

(조선일보 2019.08.28 권석하 재영 칼럼니스트)


영국엔 지역 교육청이 없다. 2010년 폐지됐다. 학교 장래와 학생 교육은 교장과 교사가 제일 잘 안다는 이유였다.

공·사립을 막론하고 학교 정책은 지역 유지 중에서 선정한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고

집행은 교장·교사가 한다. 공립은 예산만 지자체가 학생 숫자를 기준으로 금액을 배정한다.

그 예산이 항상 모자라 교장은 부족한 돈을 메우려 사방팔방 뛰어다닌다. 교육 평가는 2~4년에 한 번

영국교육기준청(Ofsted) 불시 감사를 받는다. 필자가 학교운영위원인 공립학교는 2018년 3월 감사 통보가 왔다.

다음 날 담당자 1명이 찾아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를 살펴본 뒤 결과를 현장에서 통보했다.

2014년 이후 처음 받은 감사이니 4년 만이었다.


사학 명문 이턴 스쿨

사학 명문 이턴 스쿨 /위키피디아


사립학교는 더 자율적이다. 개교 579년 된 세계적 사학 명문 이턴 스쿨〈사진〉에는 특이한 전통이 있다.

졸업생 중 총리가 나오면 하루 휴교한다. 이번 보리스 존슨까지 총리 20명을 배출했으니 이턴 학생들은

그동안 선배 덕분에 학사 일정에 없는 휴일을 20일 즐겼다.

영국 사학은 학사 일정은 물론 학교 재정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학비는 부모가 못 내고 부자 할아버지가 내는 게 상식이라는 말처럼 거액이다.

연간 2만~4만파운드(약 3000만~4500만원) 정도다.

교과과정 3분의 1은 음악, 연극, 체육, 미술, 토론 같은 수업이다.

전국 사립학교 2500곳은 전체 학생 중 7%를 교육한다.

이 학교들이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 구성원 33명 중 21명을 배출했다.

영국 사립학교는 단지 학과목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곳이 아니다.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를 키운다.

영국 사회에서도 사립학교 존재를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굳건히 유지되는 것은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엘리트 양성이 공교육만으론 부족하다는 국가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학교는 돌봐주는 부모 없이 혼자서 살려고 허덕이는 아이들 같고,

한국 학교는 자식 장래를 위해 뭐가 좋은지 내가 다 안다고 하는 독선적 부모가 과보호해 망가지는 아이들 같다.

각종 자립 특수학교 존폐를 교육감이 자신의 신념으로 독단 결정하는 걸 보고 든 생각이다. 




함께 읽기 좋은 블로그내 다른기사 :


영국 ‘이튼 스쿨’과 한국의 ‘자사고’  (아시아엔 July 5, 2019)
http://blog.daum.net/jeongsimkim/37619 


공부를 먼저 강조하지 않는 이 학교는 놀랍게도 졸업생이 거의 대학에 진학한다.

그 중 1/3은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에 진학한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공부를 강조하지 않고 자긍심과 국가관, 특히 사명감만을 강조하지만

그것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학습유발 효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는 다음과 같은 교훈(校訓)이 전통으로 내려온다.

1.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2. 비굴한 사람이 되지 마라.
3. 약자를 깔보지 마라.
4.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5. 잘난 체 하지마라.
6.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라.


그리고 또 이튼 칼리지 학생들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글이 있다.


‘약자를 위해!’ ‘시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이튼 칼리지 (Eton College )

퍼블릭 스쿨 (사립 남학교) 

위치 : 잉글랜드 잉글랜드 버크셔주 이튼 

학생 수 : 약 1320명 

이튼 칼리지(Eton College)는 영국 잉글랜드 버크셔주 이튼에 위치한 사립 중학교 및 고등학교이다.

1440년에 잉글랜드의 헨리 6세가 세웠으며, 세월이 흐를수록 규모가 점차 확대되었다.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사립 중등학교로서 남학생만 입학할 수 있다.

20여 명의 총리를 비롯한 많은 영국 정치, 문화계의 명사를 배출했다.

12~18세 사이의 소년 약 1,200명이 기숙사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공부한다.

다양한 교과를 가르치며, 학생 개개인한테 지도 교수를 배정해서 수업 시간 이외에도 학습을 지도한다.

1년 365일 연중무휴 체제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