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04.12 15:42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들이 마스크, 장갑조차 없어
"사진 속의 우리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두렵다"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도 의료 장비 대란
제대로 된 방역복이 없어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던 영국 런던의 간호사들이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쓰레기봉투와 스키 고글 등을 착용한 사진을 지난달 공개해 의료 장비 부족 실상을 알린 런던 노스윅파크 병원의 간호사 3명이 최근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지난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병원은 몰려드는 코로나 감염 환자로 침상과 병실마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봉투와 스키 고글 등을 착용한 사진을 지난달 공개해 의료 장비 부족 실상을 알린 런던 노스윅파크 병원의 간호사 3명이 최근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지난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병원은 몰려드는 코로나 감염 환자로 침상과 병실마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병동에서는 수간호사와 병동 매니저를 포함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마스크나 방역복 등 제대로 된 방역 장비를 착용하지 못해 환자들로부터 2차 감염된 것이다.
사진의 간호사들은 지난달 쓰레기봉투와 스키 고글 등을 쓴 사진을 제보하며 ‘지금 당장 의료진에게 개인 보호 장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함께 언론에 공개했다. 탄원서에서 이들은 “(사진 속의) 우리는 용감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사실 속으로는 두렵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우리 가족들조차도 감염될까 봐 우리가 집에 오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영국의 다른 병원에서도 의료 장비 대란 실상이 잇따라 폭로됐다. 영국 미들랜드 한 대형 병원의 집중 치료실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이 쓰레기봉투를 묶어 방역복을 만들고 있는 사진을 BBC가 공개하기도 했다. 코로나 최전선에 싸우는 의료진들이 마스크조차 개인 돈으로 마련하는 상황이 알려지자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12일 기준 영국에서는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거의 8만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9800여명이 코로나로 숨졌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마스크와 장갑 등 기본적인 의료 장비마저 없어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로 사망한 이탈리아 의사 마르첼로 나탈리는 “장갑이 부족해 맨손으로 일하고 있다”고 감염 전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페인에서는 의사들이 쓰레기 봉지를 팔에 끼운 채 일하고 있다. CNN은 초록색 쓰레기봉투를 테이프로 이어 붙여 만든 방역복을 입고 환자를 보는 스페인 간호사를 소개했다.
미국 뉴욕주(州)의 대형 종합병원 마운트 시나이 병원은 방역복이 부족해 의료진들이 대형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잘라서 몸에 휘감고 일했고, 급기야는 지난달 25일 한 남성 간호사가 코로나로 사망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 응급실에선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의사들이 유효기간이 다 된 마스크를 지급받았는데, 착용하려 하니 귀에 거는 밴드 줄이 끊어질 정도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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