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2. 01. 25. 03:03
들판은 다소 어수선하다. 들판이라면 대개 같은 종류의 식물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하나 이곳은 그렇지 않다. 산만하다고 해야 할까, 불안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구부정하게 시든 해바라기 한 그루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이런저런 꽃나무들이 대충 자리 잡고 있다. 혼돈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 같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여성과 소녀다. 길게 머리를 땋은 여성은 상반신을 드러내놓고 우두커니 서 있다. 멋진 바구니를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다. 고개 숙이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 그는 왜 거기에 서 있을까. 이인성 화가의 ‘가을 어느 날’(1934년) 이야기다. 조선향토색론이 유행했던 1930년대, 시대의 표정을 담은 유화 대작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125030300535
이인성의 '순응'을 오마주한 강요배[윤범모의 현미경으로 본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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