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2. 01. 26. 03:08
여우가 두루미를 식사에 초대했다. 여우는 납작한 접시에 수프를 담아 내왔다. 부리가 긴 두루미는 수프를 한 모금도 먹을 수 없었다. 여우는 두루미가 먹지 못한 수프까지 싹싹 핥아 먹었다. 화가 난 두루미는 며칠 후, 여우를 초대했다. 두루미는 목이 긴 호리병에 고기를 담아 내왔고 여우는 먹을 수 없었다. 두루미는 여우의 고기까지 맛있게 먹어치웠다. -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 중에서 |
주한 일본 대사가 청와대의 설 선물을 돌려보냈다. 선물 상자에 독도가 그려져 있는 게 불쾌하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선물을 반송하다니, 하고 생각했지만 몇 해 전 도쿄 한일 정상회담 때의 오찬이 떠올랐다. 아베 전 총리가 취임 1주년 축하 케이크를 선물하자 ‘단것을 잘 못 먹는다’며 면전에서 거절하지 않았던가.
여우는 왜 접시에 음식을 담았을까? 두루미의 부리가 길다는 걸 깜빡했을까? 그릇이 납작 접시밖에 없었을까? 단순한 실수인지 심술궂은 장난인지 알 수 없지만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쫄쫄 굶고 돌아간 두루미가 여우를 초대했을 때 제대로 대접해줄 거라 기대했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https://news.v.daum.net/v/20220126030802061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47] 선물하고 뺨맞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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