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3. 3. 4. 09:17 수정 2023. 3. 4. 13:51
조선 김홍도 '서당' 100년 전
서양에도 비슷한 그림 있었다
네덜란드 장르화 거장, 얀 스테인
옆집 아저씨같은 그의 '마성의 매력'
그림값 100억 훌쩍 넘는 이유가
누구나 한 번쯤 학교 숙제를 깜빡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차례차례 앞으로 나가 선생님에게 숙제 검사를 받는 친구들. 내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얼굴은 화끈화끈 달아오릅니다. 괜히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고요. 칭찬받은 친구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돌아오고, 간신히 검사를 통과한 학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네요. 숙제를 깜빡했거나 엉망으로 해온 학생은 야단을 맞습니다. “손바닥 이리 내!”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한결 더 불편해집니다.
300년 전 네덜란드의 학교도 분위기는 비슷했나 봅니다. 네덜란드의 장르화(=풍속화) 거장 얀 스테인(1626~1679)의 이 작품에는 아이들의 생생한 감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엄한 표정으로 매를 든 선생님과 우는 아이를 비롯해 이 장면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는 학생, 급하게 자신의 숙제를 다시 점검하는 학생, 뒤에서 열심히 숙제를 고치는 학생도 보이네요. 그런데 이 그림에서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듭니다. 100년쯤 뒤 조선의 단원 김홍도(1745~1806)가 그린 풍속화 ‘서당’과 구성이 쏙 빼닮았기 때문인데요.
‘평범한 아저씨’가 거장으로 평가받는 이유
네덜란드 화가 하면 ‘빛의 화가’ 렘브란트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베르메르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들 못지않게 유럽에서 사랑받는 화가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스테인입니다. 그는 서민들의 삶을 아주 사실적으로, 때로는 노골적으로 그린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https://v.daum.net/v/202303040917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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