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11. 24. 00:43
박 전 대통령 "이유 모르겠다" 보며
권력자의 치명적 맹시 위험 절감
'솔직하고 사려 깊은 조언자' 절실
대통령의 생각을 엿보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최근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 연재되는 ‘박근혜 회고록’도 마찬가지다. 오늘 얘기하려는 건 그중에서도 권력자의 맹시(盲視)다.
하늘에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대통령으로서 임기 첫해인 2013년 가을 진영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러났다. 실세 장관의 난데없는 퇴장이었다........."관련 전문가들과 상의한 결과 소득 하위 70%의 노인을 대상으로 매달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진 장관의 거친 반발은 굉장히 놀랍고 뜻밖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문가들과 상의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장관이 배제된 채 청와대와 관료가 일했다. 장관으로선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유 전 의원은 2008년 이미 박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서로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전 의원을 발탁했다고 여기고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여겼다. 박 전 대통령에게 유 전 의원은 ‘가신(家臣)’이었지만 유 전 의원은 스스로 ‘대통령 메이커’로 인식했다.
박 전 대통령 얘기를 꺼낸 건 마침 연재된 회고록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맹시는 있다. 고급 정보가 매일 쌓이는 권력자도 예외는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물러나는 순간에도 부동산이 (다른 나라에 비해) 폭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윤석열 대통령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상황을 잘 몰랐다는 얘기가 있다.
필부필부와 달리 권력자의 맹시는 문제가 된다. 중대해질 수 있다는 사안이라면 더군다나다. 박 전 대통령의 유 전 의원 관리 실패는 둘 모두에게 파국적이었다. 부동산·비핵화 얘기만 나오면 문 전 대통령이 소환된다. 윤 대통령도 못 보는(또는 안 보는) 부분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지름길은 없다. 듣고 싶거나 듣기 편한 얘기만 들어선 안 된다. 민심을 듣는 기능도 하는 민정수석실도 없으니 이전 대통령들보다 더 노력해야 보일 것이다.
https://v.daum.net/v/20231124004302935
[고정애의 시시각각] 권력자들도 때론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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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생각을 엿보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최근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 연재되는 ‘박근혜 회고록’도 마찬가지다. 오늘 얘기하려는 건 그중에서도 권력자의 맹시(盲視)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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