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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은 기도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5〉

바람아님 2023. 12. 13. 05:05

동아일보 2023. 12. 12. 23:21

“큰 소리로 절규하며 우는 것은 엄청난 자산입니다.” 시인은 절규와 울음을 자산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덧붙인다. “불평하세요!/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지 마세요./슬퍼하세요.” 고통스러우면 불평하고, 슬프면 슬퍼하라는 조언이다. 시인은 인간을 아이에, 신을 유모에 빗댄다. “유모가 하는 일은 오직 아이의 소리를 기다리는 것입니다./아이가 조금만 칭얼거려도 유모는 달려갑니다.” 그러니 신이 달려오도록 맘껏 울라는 말이다.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는 이렇듯 슬픔이나 고통을 억제하지 말고 밖으로 표현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인간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그의 말대로라면 그래야 맞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다. 아무리 울고 기도하고 절규해도 고통과 절망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시인의 말은 모순도 보통 모순이 아니게 된다.

우리의 울음이 신에게 닿는 일종의 통로가 되고, 그 통로를 통해 신이 우리에게 와서 슬픔을 같이해 준다는 거다. 그런데 시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다........신은 우리의 울음 속에 이미 들어와 있다. 울음이 곧 기도요 신의 응답인 셈이다. 루미가 울음을 자산이라고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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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은 기도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5〉

 

울음은 기도다[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25〉

“큰 소리로 절규하며 우는 것은 엄청난 자산입니다.” 시인은 절규와 울음을 자산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덧붙인다. “불평하세요!/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지 마세요./슬퍼하세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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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