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송호근의 세사필담

[송호근의 세사필담]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바람아님 2024. 5. 14. 01:10

중앙일보  2024. 5. 14. 00:38

미국·일본 속전속결 반도체 굴기
느릿한 한국의 반도체 공장 설립
역사적·인류학적 땅이라 어려움
국회와 정치권이 난관 뚫어줘야

‘미국 제조업이 다시 돌아왔다. 시러큐스가 미국의 위대한 복귀 이야기를 쓰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북쪽 시골 벌판에서 이렇게 외쳤다(조선일보 4월 26일자). 괜한 소리가 아니다. 2년 전 바이든 정부가 공언한 반도체 패권 전략은 텍사스와 애리조나 오지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막대한 보조금과 주정부의 후원을 받은 삼성과 TSMC가 첨단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D램 최강자 한국이 40년 전 반도체에 눈을 뜬 것은 요행이었을까. 우주항공, 자율주행차, 군사 장비, 그리고 AI가 반도체를 먹는 향유고래임을 알았을까. 어떤 기업가의 미래예견 촉과 결단이 21세기 한국의 운명을 결정했다. D램 세계수요 70%, 한국 GDP 20%를 점유하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한국의 경제 엔진이자 최고의 안보 산업이다.  북한 김정은이라면 탄도미사일과 장사포를 다섯 지역에 맞춰 놓았을 것이다. 평택(삼성), 이천과 청주(SK), 포항(포스코), 창원(우주항공과 군수산업). 여기에 이스라엘처럼 아이언돔을 설치해야 할 정도다.

한국의 대표적 재벌 공장에 아이언돔을 설치하자고 했다간 욕설 댓글이 폭주할 것이다.....동작이 한량없이 굼뜬 미국도 공장 준공에 불과 2년 남짓 걸렸다. 일본 역시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구마모토 TSMC 공장을 가동했다. 우리는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삼성 평택공장은 10년이 걸렸고, SK하이닉스 용인공장은 8년이 걸릴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목숨을 걸었고, 미국은 밀어붙였다. 특히 미국의 환경은 속전속결에 딱 맞는다.... 한국은? 용인 원삼면 일대가 반도체 단지로 결정된 지 3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삼성전자는 지난 8년간 정치권의 준엄한 사열을 받았다. 얼마 전 모조리 무죄가 선고됐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미국과 일본에는 정부가 추진력을 뽐내고 있는데 한국의 최전선에는 감시의 눈초리가 번득인다.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며칠 전 던진 질문이다.


https://v.daum.net/v/20240514003821317
[송호근의 세사필담]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송호근의 세사필담]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미국 제조업이 다시 돌아왔다. 시러큐스가 미국의 위대한 복귀 이야기를 쓰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북쪽 시골 벌판에서 이렇게 외쳤다(조선일보 4월 26일자). 괜한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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