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2.06.25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모레인 28일은 장 자크 루소가 태어난 지 300년이 되는 날이다. '감상적 인도주의'와 '고상한 야만인(noble savage)'의 환상에 빠진 순진무구한 철학자라는 둥 삶과 사상이 일치하지 않은 위선자라는 둥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인류 정치사회사에서 그만큼 확실한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그리 많지 않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그의 간결해서 더욱 강력한 언명 덕택에 우리는 어설픈 계몽주의를 앞세운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반기를 들 수 있게 되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위대한 사상가이다.
나는 지금 '제돌이 야생 방류 시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출연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었다는 사실을 접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호하게 야생 방류를 결정하면서 돌고래 전문 연구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을 주축으로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드디어 우리나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애써 잡은 야생동물을 정중하게 그의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는 "인간은 본래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인데 도처에서 사슬에 묶여 있다"고 관찰했다. 나는 이 말을 새삼 유비(類比)의 수준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음미해본다.
돌고래는 잠자는 8시간을 뺀 온종일을 보통 시속 8㎞로 유영하는 동물인 만큼 하루 이동거리가 손쉽게 100㎞를 넘는다. 그런 동물을 담아둘 만큼 큰 콘크리트 박스를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조그만 연못에서 올챙이를 잡아 어항에 담아 기르는 것과 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일이다.
지난 5월 9일 영국의 본프리재단(Born Free Foundation)은 터키의 어느 호텔 수영장에서 구출해낸 병코돌고래 톰(Tom)과 미샤(Misha)를 2년간의 재활훈련 끝에 터키 앞바다에 방류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자유를 찾아 검은 바닷물 속으로 헤엄쳐나가는 유튜브(YouTube) 동영상은 몇 번을 되풀이해 보아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야생으로 돌아가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지중해를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보는 감흥도 남다르다. 제돌아, 너도 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나는 지금 '제돌이 야생 방류 시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출연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었다는 사실을 접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호하게 야생 방류를 결정하면서 돌고래 전문 연구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을 주축으로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드디어 우리나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애써 잡은 야생동물을 정중하게 그의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계약론'에서 루소는 "인간은 본래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인데 도처에서 사슬에 묶여 있다"고 관찰했다. 나는 이 말을 새삼 유비(類比)의 수준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음미해본다.
돌고래는 잠자는 8시간을 뺀 온종일을 보통 시속 8㎞로 유영하는 동물인 만큼 하루 이동거리가 손쉽게 100㎞를 넘는다. 그런 동물을 담아둘 만큼 큰 콘크리트 박스를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조그만 연못에서 올챙이를 잡아 어항에 담아 기르는 것과 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일이다.
지난 5월 9일 영국의 본프리재단(Born Free Foundation)은 터키의 어느 호텔 수영장에서 구출해낸 병코돌고래 톰(Tom)과 미샤(Misha)를 2년간의 재활훈련 끝에 터키 앞바다에 방류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자유를 찾아 검은 바닷물 속으로 헤엄쳐나가는 유튜브(YouTube) 동영상은 몇 번을 되풀이해 보아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야생으로 돌아가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지중해를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보는 감흥도 남다르다. 제돌아, 너도 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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