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5. 2. 1. 13:31
'몽마르트의 여인'
수잔 발라동(1865~1938)
어머니의 사랑으로 시작해
날것의 삶을 그리다
“저기요, 계십니까! 좀 나와보세요!”
1909년 어느 여름날 밤, 프랑스 파리 근교의 커다란 저택 앞. 대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나온 중년 여성은 낯선 청년과 마주쳤습니다. 청년의 옆에는 그녀의 아들이 술에 만취해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아드님 친구인데요, 술을 마시고 너무 취해서 제가 데려왔습니다.” “참, 매번 이게 뭐 하는 짓인지…. 고마워요. 다음에 밥이나 한 번 먹으러 와요.”
어머니와 아들의 친구가 한 번쯤 나눌 법한 평범한 대화. 그런데 둘 사이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습니다. 그녀가 아들을 부축해 들어간 뒤에도, 청년은 닫힌 대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청년은 훗날 회고했습니다. “내가 꿈꾸던 여인을 만났다”라고요. 가슴이 뛰었던 건 그녀도 마찬가지. 그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를 만나고 두 번째 청춘이 찾아왔다.”
그녀의 이름은 수잔 발라동(1865~1938). 나이는 44세였습니다. 반면 청년 앙드레 우터(1886~1948)는 고작 23세로, 발라동보다 스물한 살이나 어렸습니다. 심지어 그는 발라동의 아들보다도 세 살 아래였습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습니다.그리고 이들의 사랑은 세계 예술계에 하나의 혁명을 일으키게 됩니다. ‘몽마르트르의 여인’으로 불렸던 화가 수잔 발라동의 예술과 파란만장한 삶, 그리고 사랑 이야기.
부와 명예를 얻어도 발라동은 결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았습니다. 1915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발라동은 죽을때까지 그리워했습니다. 발라동을 성공으로 이끈 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들이었으니까요.....마들렌처럼 발라동도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붓을 든 채 쓰러져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를 기리는 기념 동전에는 세 단어가 새겨졌습니다. ‘주고, 사랑하고, 그리다(Donner, Aimer, Peindre)’. 그리고 그 세 단어는 다시 한번 이어지게 됩니다. 몽마르트르가 낳은 또 다른 화가. 발라동에게 커다란 고통만큼이나 큰 행복을 안겨준, 그녀의 아들 모리스 위트릴로의 이야기로요.
https://v.daum.net/v/2025020113310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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