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551] 취문추지 (就紊墜地) 조선일보 2019.12.26.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허균(許筠·1569~1618)이 쓴 '관론(官論)'을 읽었다. 국가조직의 문제점을 꼬집은 내용이다.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관직을 멋대로 늘리면 권한이 분산되어 지위가 높아지지 않는다. 인원이 많을 경우 녹(祿)만 허비하면서 일은 제대로 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27
[정민의 世說新語] [550] 습정양졸 (習靜養拙) 조선일보 2019.12.19.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우왕좌왕 분주했고 일은 많았다.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손에 쥔 것은 별로 없다. 세밑 언덕에 서니 이게 뭔가 싶어 허망하다. 신흠(申欽·1566~1628)의 '우감(偶感)'시 첫 수는 이렇다. "고요 익혀 따지는 일 잊어버리고, 인연 따라 성령(性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20
[정민의 世說新語] [549] 낙화유수 (落花流水) 조선일보 2019.12.12.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남인수 선생의 노래 '낙화유수' 원곡을 여러 날 들었다.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 새파란 잔디 엮어 지은 맹세야. 세월에 꿈을 실어 마음을 실어, 꽃다운 인생살이 고개를 넘자." 낙화유수 네 글자에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 어여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13
[정민의 世說新語] [548] 어귀정상 (語貴精詳) 조선일보 2019.12.05.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덕무가 '사소절(士小節)'에서 언어에 대해 말한 몇 대목을 추려 본다. 읽다 보니 찔끔하게 만드는 구절이 많다. "말이 많은 사람은 위엄을 손상하고 정성을 덜어내며, 기운을 해치고 일을 그르친다(多言者, 傷威損誠害氣壞事)." 말 많..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06
[정민의 世說新語] [547] 객기사패 (客氣事敗) 조선일보 2019.11.28.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객기(客氣)는 '객쩍게 부리는 혈기(血氣)나 용기'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겸양의 뜻으로 쓴다. 객기를 부린다는 말은 헛기운을 부려 고집을 피우는 행동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객기의 반대말은 진기(眞氣)나 정기(正氣)다. 안정복(安鼎福·..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1.29
[정민의 世說新語] [545] 아시인구 (我矢人鉤) 조선일보 2019.11.14. 03:14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아암(兒菴) 혜장(惠藏·1772~1811)이 제자 자홍(慈弘)에게 준 글을 소개한다. '아암유고(兒菴遺稿)'에 나온다. 여러 사람 글을 인용하고, 자기 생각을 덧댔다. 먼저 소강절(邵康節)의 시다. "세상에서 풍파를 만들지 말아야만, 얼음 숯이 가..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1.15
[정민의 世說新語] [543] 습인책노 (習忍責怒) 조선일보 2019.10.31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칠극(七克)'의 넷째 권은 식분(熄忿)이다. 분노를 잠재우는 방법을 적었다. 분노는 불길처럼 타올라 순식간에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어떻게 해야 가슴속에 수시로 일렁이는 분노의 불길을 끌 수 있을까? 성 스테파노가 말했다. "분노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1.01
[정민의 世說新語] [542] 당방미연 (當防未然) 조선일보 2019.10.24.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명나라 왕상진(王象晉·1561~1653)의 일성격언록(日省格言錄) 중 '복관(服官)'편은 벼슬길에 나가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적은 글을 모았다. 그중 한 대목. '관직에 있는 사람은 혐의스러운 일을 마땅히 미연에 막아야 한다. 한번 혐의가 일..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