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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운명을 바꾼다", 10년간 화장실서 살며 두 아들 명문대 보낸 中 엄마

바람아님 2016. 5. 24. 00:29

조선일보 : 2016.05.23 14:37

왕슈메이(王秀梅·59) 씨가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병든 남편과 함께 10년 째 기거해온 중국 우한에 있는 A대학교 체육관 화장실./형초망 캡처

“우리 집은 가난해도 꿈과 포부가 있잖아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사는 왕슈메이(59·王秀梅)씨는 힘들 때마다 아들이 했던 말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병든 남편과 함께 10년간 화장실에서 힘겹게 생활해온 왕씨는 하루에 4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두 아들을 명문대에 보냈다.

우한시에 있는 A 대학 체육관 2층에 위치한 10㎥ 안팎의 화장실은 왕씨와 백내장으로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남편이 10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다.

남편이 쓰러진 뒤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왕씨는 지난 2006년 이 학교 의무실 청소원으로 취직하며 쓰지 않는 화장실에 살림을 꾸리기 시작했다.

고향에서 임시교사로 일해본 적이 있다는 왕씨는 “배우는 것이야말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그런 왕씨는 가난에 시달렸지만 두 아들의 교육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왕씨는 두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대학 근처 노래방 청소를 하고, 7시에 아침을 파는 음식점에서 서빙을 한 뒤에 8시에 학교로 돌아와 청소를 했다. 남들이 쉬는 점심시간에 왕씨는 또 주변 식당으로 뛰어가 청소를 했고, 오후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일을 했다. 하루에 4~5개의 일을 해왔다는 왕씨는 매일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었다고 했다.

왕씨의 큰 아들 샤오광(小光)은 지난 2007년 재수 끝에 중국 명문대 중 한 곳인 우한대학에 입학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취직한 샤오광은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베이징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던 꿈을 버리지 않고 대학원에 도전했고, 지난 2014년 마침대 합격 소식을 알릴 수 있었다.

둘째 아들 샤오쥔(小軍)도 부모가 생활하고 있는 A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 진학했다. A대학 역시 중국정부의 고등교육기관 집중 육성프로젝트인 ‘211공정’에 포함된 지방 주요 명문대다.

중국 형초망(荊楚網) 등 현지 언론은 23일 왕씨의 사연을 보도하며 샤오광·샤오쥔 형제의 성공은 모친의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형초망은 이어서 “두 아들은 가난한 부모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화장실’에서 함께 먹고 잤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난 속에서도 지식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은 가족이 우리에게 큰 교훈과 감동을 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