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만물상] 뒤늦게 마스크 쓰는 서양인들

바람아님 2020. 4. 2. 07:36

(조선일보 2020.04.02 한현우 논설위원 )

  
미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 대부분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쓴 사람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 대신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는 잘 지키는 편이다. 캐나다에서는 마트에 들어가려면 6피트(1.8m) 간격으로

줄을 서야 한다. 마트 안이 덜 붐비도록 일정 간격을 두고 쇼핑객을 입장시킨다.

마스크를 안 쓰지만 다들 라텍스 장갑은 낀다고 한다.

장갑 안 끼고 마트에 가면 마치 서울에서 마스크 안 쓰고 지하철 타는 것 같다고 한다.


▶동양의 문화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마스크를 처음 대중화한 나라는 미국이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창궐해 미국에서만 수십만 명이 숨지자 거의 모든 미국 국민이 마스크를 썼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에게 벌금이나 구류형을 내렸다. 담배 피우려고 마스크 벗은 사람도 체포했다.

사시사철 마스크 쓴 사람을 볼 수 있는 일본의 '마스크 문화'는 당시 미국의 신문화를 배워 온 것이라고 한다.


[만물상] 뒤늦게 마스크 쓰는 서양인들
 
▶그런데 나중에 서양에서 마스크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 얼굴 절반을 가리는 마스크는 수상한 물건이 된 것이다.

미국 퍼듀대는 마스크 쓴 사람이 안 쓴 사람보다 규칙을 어길 확률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도 했다.

배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가 눈은 가려도 입은 가리지 않는 이유가 선글라스를 즐겨 쓰고 마스크는 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고 한다. 심지어 '마스크 오브 조로'의 마스크도 눈 주변 가리는 마스크다.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그간 "마스크를 우한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해왔다.

미국 관료나 정치인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매우 아픈 사람=코로나 감염자'로 간주해왔다.

그간 서양에서 마스크 쓴 동양인을 조롱하거나 폭행하는 사건이 종종 벌어졌다.

"왜 전염병 환자가 돌아다니느냐"고 시비를 건다고 한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을 필두로 유럽에서 뒤늦게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픈 사람은 마스크를 쓸 게 아니라 집에 있어야 한다"던 독일에서도 마스크를 권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원한다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연일 '바느질로 마스크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들의 '마스크 방역 효과'를 인정한 셈이다.

스페인 독감 당시 미국 적십자사는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위험한 게으름뱅이"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비슷한 캠페인이 벌어질 모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2/2020040200026.html 




'코로나 우등생' 체코, 비결은 수제 면마스크
(조선일보 2020.04.02 파리=손진석 특파원 임규민 기자)


유럽 첫 공공장소 마스크 의무화… 감염자 3308명, 사망자 31명
마스크 의무 착용 않는 벨기에는 감염자 1만2775명, 사망자 705명

(인구수 : Czech Republic  1,070만명 /  Belgium  1,157만명)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슈테판 올레야르씨는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영업 금지령으로

가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올레야르씨는 가게 안에서 부지런히 면(綿)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재봉틀 여러 대로 종업원 10명과 매일 400장씩 만들어 주변에 나눈다. 동네 주민들은 올레야르씨 술집에서 만든

수제(手製)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소개된 프라하의 풍경이다.


31일 체코 프라하에서 한 시민이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재고 있다.
31일 체코 프라하에서 한 시민이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재고 있다.

체코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EPA 연합뉴스


요즘 체코에서는 헌 옷을 활용해 자체 제작한 마스크 쓰기가 열풍이다.

지난 18일 체코 정부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 국민이 마스크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필터가 들어 있는 의료용 마스크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DIY(Do It Yourself·스스로 만들기)

방식의 마스크 제작이 붐이다. 문 닫은 회사, 극장 등에서 재봉틀을 들여다 놓고 헌 옷이나 앞치마 등을 활용해

마스크를 만든다. 요양원의 고령자들도 재봉틀을 돌리느라 바쁘다.

소셜미디어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마스크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전 국민이 마스크 보급을 위해 손발을 척척 맞춘다.

프라하를 비롯한 주요 도시 시청은 자원봉사자들의 '홈메이드' 마스크를 건네받아 저소득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어떤 곳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어떤 곳에서 모자라는지 파악할 수 있는 '마스크 지도'를 담은

홈페이지가 등장했다. 마스크 소외 지역이 없도록 연대하자는 취지다.


체코 정부는 '내 마스크가 당신을 보호하고, 당신의 마스크가 나를 보호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는 마스크를 쓰고 의회에 출석한다.

보건부 장관은 면 마스크를 만들어 쓰자는 홍보 동영상에 출연했다. 이 영상에는 전염병 학자들이 등장해

면 마스크로도 비말(飛沫·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침방울)을 통한 감염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1070만명이 사는 체코는 감염자 3308명에 사망자 31명이다.

인구 1150만 벨기에가 감염자 1만2775명에 사망자 705명인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벨기에는 1인당 GDP로 체코의 2배에 달하고 이동 금지령을 내려 방역에 애쓰는 나라지만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지는

않는다. WP는 "서구 국가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문화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틀렸다는 것을

체코가 입증했다"고 했다.


바비시 총리는 지난달 29일 트위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체코 방식으로 대응해 보는 건 어떤가.

단순히 옷으로 만든 마스크 쓰기로 바이러스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썼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마스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안 된다며 일반인들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체코는 헌 옷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WHO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체코 언론들은 강조한다.


이웃 나라인 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가 체코의 뒤를 따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잇따라 의무화했다.

독일 동부 소도시 예나도 수퍼마켓과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면 마스크로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자신에게는 손에 묻은 바이러스를 얼굴에 문지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비말을 적게 내뿜게

되기 때문에 감염 확률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미국 MIT도 기침할 때 침방울이 최대 8m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내놨다.

WHO 권고인 '2m 거리 두기'만으로는 비말 감염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2/2020040200280.html 




"하선시켜 달라" 美항모 루스벨트 SOS
(조선일보 2020.04.02 조재희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함〈사진〉의 함장이

"우리를 (육지에) 내려달라"며 'SOS'를 보냈다. 루스벨트함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방부에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 아니다. 승조원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자산인 우리 요원들을 관리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썼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보도했다.

루스벨트함은 현재 미국령 괌에 정박해 있으며, 지난달 24일 승조원 3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뒤

탑승 승조원 4000여 명 전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 해군은 구체적인 확진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루스벨트함 승조원 중 100명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함

미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함  /로이터 연합뉴스


4페이지짜리 편지에서 크로지어 함장은 "단지 소수의 환자만 배에서 내렸을 뿐 대부분은 항모에 머물고 있다"면서

"군함의 특성상 여기서는 14일간의 격리도, 사회적 거리 두기도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바이러스는 퍼지고 있고 환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모든 함정 요원을 위한

육상 격리 공간을 요청한다"고 했다.

함장은 또 "운용 중인 미 해군 핵항모에서 승조원 대부분을 내리게 하고 2주 동안 격리시키는 건

이례적인 조치이지만 감수해야 한다"며 "젊은 군인을 항모에 그대로 두는 건 불필요한 위험"이라고 했다.


해군 측은 함장의 이 요청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해당 뉴스가 확산하자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은 CNN에 "우리 사령부는 지난 일주일 동안

승조원들을 괌에 있는 숙소로 옮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침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 대여를 비롯해 텐트 형태 시설을 마련하는 문제를 현지 주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항모는 무장을 하고 있고, 전투기도 탑재돼 있기 때문에

크루즈선과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다"고 했다.


루스벨트함은 전투기 60대, 미사일 격납고 590개를 가지고 있다.

길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눕힌 것과 비슷해 '큰 지팡이'란 별명이 있다.

웬만한 나라의 군사력을 압도하는 전력으로 미군의 태평양 방어를 담당하고 있다.


2017년 말 미·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루스벨트함은 다른 항공모함과 한반도 주변에서 훈련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적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2/20200402002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