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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조의환의 제주스케치] 제주의 5월은 담록색 세상… 하지만 홀로 붉은 나무가 있으니, 그 이름 홍가시나무

바람아님 2015. 5. 9. 13:58

(출처-조선일보 2015.05.09 조의환 사진가)


	 [Why] [조의환의 제주스케치]
봄이 무르익을 대로 익은 제주의 오월은 담록색(淡綠色) 세상이다. 
봄을 덮었던 노란 꽃이 지고 콩깍지처럼 생긴 씨방이 달리기 시작하면,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상한가를 치던 유채밭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찬밥 신세가 된다.

이런 신록의 한가운데서 홀로 가을을 맞은 듯 온통 붉은 나무가 눈길을 끈다. 
상록 활엽수홍가시나무다. 봄이면 꽃보다 아름다운 붉은빛을 띠는 새순이 돋아난다. 
묵은 녹색 잎 위로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선홍색 잎이 돋아나니 불꽃이 일어나는 것 같다. 
새순이 자라 나무 전체를 점차 빨갛게 물들였다가 다시 녹색으로, 가을이면 붉은색으로 변신한다. 
자연도 극심한 대비가 될 때 돋보이는 것이 이치인가 보다. 
장미과인 이 나무는 일본, 중국이 원산지인 난대 정원수다. 
울타리용으로 인기가 있다. 제주도에는 40년 전쯤 들어온 외래종이라고 한다. 
이름과는 달리 가시는 없고, 가시에 찔려 죽으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전설의 가시나무새도 없다. 
꽃에 못지않고, 단풍에 버금갈 만큼 아름다운 색, 울안에 심어놓고 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를 지나는 평화로 옆 한 농원에서 4월 25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