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기구 수장 등 167개국 1500여명이
참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 행사였다.
특히 20일 '한국 교육 특별 세션'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특히 20일 '한국 교육 특별 세션'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한국 교육이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점을 부각시켰다. 백 원장 발표 때 화면에서 1950년대
전쟁 직후 천막 아래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사진이 순식간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문구와 함께 수천개 조명이 반짝거리는 한강 풍경 사진으로
바뀌자 플로어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백 원장은 한국 교육의 성공 요인으로
우수한 교사, 정부의 투자, 교육을 중시하는 사회 풍토와 학부모의 교육열을 꼽았다.
패널 토론자들도 한국 교육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패널 토론자들도 한국 교육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좌장을 맡은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 발전은 전례가 없는 성과이고,
교육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연료 역할을 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점수를 보면
한국의 가장 빈곤한 아이들 20%가 가장 부유한 미국의 20%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낸다"며
"한국은 교육의 사회적 평등을 이뤄내는 데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약 1시간 30분가량의 세션 막판에 플로어에 앉아있던 한 한국 여성 참가자가
그런데 약 1시간 30분가량의 세션 막판에 플로어에 앉아있던 한 한국 여성 참가자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육성으로 발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민사회단체 소속인 문모씨는
"한국 교육의 어두운 점에 대해서는 하나도 언급하지 않고,
어떻게 1시간 30분 동안 칭찬만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문씨는 "많은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고통 받고,
가족들이 교육을 위해 빚을 내고 그 빚을 갚으려고 평생 고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 말에 박수를 쳤고, 순식간에 문씨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다.
그러나 이 발언이 토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바로 세션이 끝났다.
이 장면은 한국 교육에 대한 한국인과 외국인의 시각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 장면은 한국 교육에 대한 한국인과 외국인의 시각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물론 문씨의 발언에 모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또 교육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점과 교육의 기회 평등 면에서 한국이 여전히
우수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교육은 가계를 휘청이게 만드는
사교육 비용, 좋은 대학에 가려고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을 고민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칭찬보다는 비판의 대상이다. 이런 현실에서 고통 받는 한국인들에게는
이날 포럼의 자화자찬 일색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날 세션은 한국 교육의 명암(明暗)을 극명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날 세션은 한국 교육의 명암(明暗)을 극명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 세션은 또 제프리 삭스 교수 같은 석학뿐 아니라,
노르웨이 비에른 하우그스타 교육부 차관, 세계은행 키스 한센 부총재,
기업인인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런 세션에서 한국 교육의 성과뿐 아니라, 현재 갖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서도
치열한 토론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