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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양쯔강 유람선

바람아님 2015. 6. 4. 13:57

(출처-조선일보 2015.06.04 지해범 논설위원·동북아시아연구소장)

여름에 창강(長江) 크루즈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충칭(重慶)을 출발해 싼샤(三峽)댐이 선 이창(宜昌)까지 2박3일 물길 따라 내려오는 여정이었다. 
침실과 고급 식당을 갖춘 유람선에서 맛있는 음식과 강 양쪽 멋진 풍경을 편히 즐겼다. 
좀이 쑤실 무렵이면 장비 묘나 적벽 같은 삼국지 현장에 멈추곤 했다. 
한두 시간 역사 탐방도 하고 걸을 수 있는 기회였다. 여행이 끝났을 때 몸무게가 몇 kg 불어 있었다.

▶중국의 젖줄 창강을 우리는 흔히 양쯔강(揚子江)이라고 부른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6397Km흘러 황해로 들기까지 유역 4억 인구를 먹여 살린다. 
예부터 운하를 통해 황허(黃河)로 이어져 물자·문화의 통로가 됐다. 
청두부터 충칭·우한·난징 거쳐 상하이까지 숱한 도시가 양쯔강 덕분에 성장했다. 
중국 GDP 40%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 
양쯔강 물길은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로 수도권에 모자라는 물도 공급한다.

	[만물상] 양쯔강 유람선
▶양쯔강은 한번 화나면 걷잡을 수 없었다. 
쓰촨(四川) 산악지대를 헤쳐나온 물길이 후베이와 후난 평원에서 제방을 무너뜨리고 도시를 삼켰다. 
1931년 대홍수 때 우한(武漢)은 100일 물에 잠겼고 15만이 목숨을 잃었다. 
54년엔 장시(江西)를 비롯한 다섯 성(省)에서 1888만 이재민이 나왔다. 
98년 홍수로 29개 도시에서 3000여명이 죽자 주룽지 총리는 "두부 찌꺼기 제방을 만든 자들을 용서치 않겠다"고 했다.

▶싼샤댐 건설은 '장강의 분노'를 다스리려고 쑨원(孫文)이 제안하고 리펑 총리 때 시작했다. 
세계 환경 전문가들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여 일단 장강 중하류 주민의 홍수 걱정을 덜어줬다. 
용수 공급이 안정되고 내륙 수운(水運)도 발달해 공업 생산을 북돋웠다. 
대형 여객선도 끌어올리는 싼샤댐 갑문은 또 하나 볼거리가 돼 관광산업을 일으켰다. 
그러나 저수량이 엄청나 안개·돌풍·폭우가 자주 일어난다.

▶그제 456명을 태운 양쯔강 유람선이 침몰해 400명 넘게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예전에 타봤던 크루즈선보다 크고 일정도 하루 이틀 더 길다. 
배는 폭우 속에서 돌풍에 휘말려 1~2분 만에 뒤집혔다고 한다. 
자식이 '효도 관광'으로 보내드린 50~80대가 많았다. 
중국인이라면 한번 가봐야 할 여정이기 때문이다. 
선장과 기관장이 먼저 탈출했다니 더 언짢다. 
설계 변경과 객실 증설로 선박 중심이 높아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사고 조사와 사후 처리를 '수퍼 파워' 중국은 얼마나 잘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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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 中서 양쯔강과 창강, 江과 河의 차이는

(출처-조선일보 2015.06.04 이벌찬 기자)

중국 유람선 침몰 사고 후, 중국 네티즌들은 "외신들이 사고 발생지를 잘못 표기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고 지점은 창강(長江) 중류인데 다들 '엉뚱하게' 양쯔강(揚子江)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양쯔강과 창강은 어떻게 다를까. 
또 창강(長江)은 '강(江)'이란 한자를 쓰지만 황허(黃河)는 똑같은 강임에도 '하(河)' 자를 쓴다. 
중국에서 강(江)과 하(河)는 어떻게 의미가 구분될까.

우리가 양쯔강으로 통칭하는 강은 중국에서 창강이라 부른다. 
중국인들에게 '양쯔강'중국 장쑤성 양저우(揚州) 아래로 흐르는 창강의 하류 구간만을 뜻한다. 
창강이 해외에서 양쯔강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것은 19세기 말 청(淸)나라를 방문한 서양 선교사들 때문이다. 
이들은 하류에서 배를 타다 주민들에게 들었던 강의 이름(양쯔강)을 창강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사실 그 구간은 창강 전체 길이 6397㎞의 21분의 1인 300㎞에 불과했다.

또 창강과 황허에서 끝 단어가 다른 것은 강(江)과 하(河) 두 글자의 원뜻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에서 본래 '하(河)'는 황허, '강(江)'은 창강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다. 
창강은 중국의 남쪽 문명, 황허는 북쪽 문명을 대표했기에 
이후 중국 남방의 강 이름엔 주강(珠江)·리강(麗江)처럼 '강(江)' 자를 붙이고 
북방엔 웨이허(渭河)·징허(涇河)와 같이 '하(河)' 자를 쓰는 것이 일반화됐다. 
중국 지리학계에는 '남강북하(南江北河)'라는 말까지 생겼다. 
지역 차이 때문인지 중국에서 강(江)이라고 이름 붙은 물줄기는 한결같이 흐르는 곳이 많고, 
하(河)라고 불리는 물줄기는 홍수와 가뭄을 넘나들며 변덕이 죽 끓는 곳이 많다. 
북방의 강이더라도 수원이 풍부한 강은 예외적으로 '강(江)'으로 칭하기도 한다. 
넌강(嫩江)과 헤이룽강(黑龍江)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