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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촬영사] 이들이 찍은 사진 김정은도 챙겨본다

바람아님 2016. 1. 12. 09:57

(출처-조선일보 2016.01.12 전현석 기자)

[항공 촬영사 김경률·권형 상사]
B-52 비행 공군 최초 항공 촬영 "연출 불가능해 곡예비행 수차례"

지난 10일 오전 강원도 상공에 미군 장거리 폭격기인 B-52가 나타났다.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미군이 핵탄두 공대지(空對地)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B-52를 괌에서 출격시킨 것이다.

국방부는 "한국 공군의 전투기 F-15K 2대와 주한 미 공군 F-16C 2대가 호위 비행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다른 F-15K 2대가 더 작전을 수행했다. 임무는 B-52와 한·미 전투기의 비행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는 것이었다. 
공군 항공 촬영사 김경률(44·부사관 155기) 상사와 권형(35·부사관 179기) 상사가 F-15K 2대에 나눠 타서 
각각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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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지난 10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미 공군 B-52 장거리 폭격기와 호위 비행을 하고 있는 한·미 전투기들(아래 사진). 이 사진은 공군 항공 촬영사 김경률 상사(위 사진 오른쪽)가 찍었다. 
동영상 촬영은 권형 상사가 맡았다. /공군 제공
B-52의 비행 모습을 우리 공군이 항공 촬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상사는 "북한군 수뇌부가 B-52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게 우리 임무였다"고 했다. 
촬영에 주어진 시간은 15분. 김 상사는 "한·미 공군 연합 훈련 때 촬영 시간은 평균 2~3분에 불과하다"며 
"평소보다 시간은 많았지만 사전 연습과 연출이 불가능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처음 본 B-52는 위압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권 상사는 "근접 촬영 때 일반 전투기는 날개 길이만큼 간격을 두는데, 
B-52는 워낙 커서 평소보다 3~4배 떨어져서 찍었다"고 했다.

이들을 태운 전투기는 사진 촬영을 위해 B-52 편대와 간격을 40~600m 좁혔다 벌리며 곡예비행을 했다. 
위에서 촬영할 때는 전투기 조종석이 아래를 향하도록 하는 배면 비행을 했다. 
전투기가 지면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 상태에서 선회 비행도 수차례 했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고자 고난도 비행을 하다 보니 촬영사가 지표면의 4~5배에 이르는 압력을 
받을 때가 잦다. 그래서 항공 촬영사는 전투기 조종사에 준하는 신체검사와 적응 훈련을 받는다. 
김 상사는 "파일럿과 호흡이 중요하다"며 "목숨을 맡길 정도로 신뢰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했다.

김 상사는 2008년부터, 권 상사는 2011년부터  전투기 항공 촬영을 했다. 공군에는 항공 촬영사가 모두 4명 있다. 
촬영된 사진과 영상 중 국내 언론에 소개된 것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북한군 수뇌부도 꼭 챙겨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사와 권 상사는 "북한이 보는 사진과 영상에 '북한이 도발하면 영공을 수호하는 우리 전투기가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는 설명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 추가한 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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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공감] 항공 촬영사의 세계

"우리 공군 사진을 외국인 손에 맡길 순 없다" 

-편보현 상사-


우리 공군에서 항공촬영이라는 불모지를 처음 개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그 이전까지 공군의 항공촬영은 일본인 사진전문가 카츠히코 토쿠나가씨 등 외국인이 도맡았었다.


편보현 상사가 최초로 항공촬영 임무를 수행을 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 공군만의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피나는 노력 끝에 올해 2013년 8월 공군 항공촬영사가 편제화되면서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블랙이글 T-50B 후방석에서 셀카를 찍는 편보현 상사


어릴적 조종사가 되어 전투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싶었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현실은 전투기 후방석에서 앉아 캐노피가 닫히고 밀폐된 공간에 갇혀버린 나는

'내가 왜 여기에 이러고 있는걸까?'

'벌써 속이 메스껍다!! 카메라는 이상없을까?'...


첫비행부터 내 인생 최대 위기였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내가 처음이지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나를 더욱 임무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편보현 상사 첫 항공촬영 당시-


영국에어쇼에서 특수비행을 하는 블랙이글

사진 : 상사 편보현


그 동안 공군 '항공촬영사'들은 전투기 임무현장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특히 '2012년 영국 에어쇼', '2013년 미국 레드플래그 연합훈련' 등 

우리 공군의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국민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사진 : 상사 편보현


지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이 최초로 영국에어쇼에 참가했을 때다.

최초 해외에어쇼 참가를 기록하고 또 국민들께 알리기 위해서 공중촬영을 하려고 했으나,

주최측이 후방석에는 사람을 태우지 말라고 통보를 하는 바람에 무산될 뻔 했다.

주최측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조종사 1명만 후방석에 탑승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고,

결국은 내가 조종사 복장으로 탑승해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편보현 상사-


사진 : 상사 편보현


항공촬영사는 촬영에 관하여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 습득은 물론 비행임무에 대해서도 수준높은 이해가 요구된다.

또한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훈련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선 G-TEST 훈련도 필수이다.

 G-TEST는 신체에 6배 이상의 중력이 가해지는 상황을 견뎌야 하는 훈련으로 실제 조종사들도 가장 힘들어하는 훈련이다. 

이러한 훈련과정을 거친 인원만이 항공촬영사가 될 수 있으며, 개인 조종복 또한 지급된다. 


캠코더로 항공 촬영하는 김경률 상사


공대지 미사일이 발사되면 내가 탑승한 F-15K가 추적하면서 촬영하는 임무였는데, 

미사일을 따라가던 F-15K 전투기가 갑자기 7.8G 정도의 급격한 기동을 하면서

이때 생긴 중력 가속도로 약 20여초간 Cockpit에 머리를 박고 눌려있었던 적이 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미사일 실사격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중력을 이겨내면서 촬영한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후 약 1주일간 목 부위에 통증이 있었는데, 항공촬영사로서 일종의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상사 김경률-



AIM-7 Missile 을 발사하는 F-4E

사진 : 상사 김경률


Pen-ORE 대규모 공격편군 훈련

사진 : 상사 김경률


MaxThunder 훈련

사진 : 상사 김경률


알래스카 기지 활주로에서 촬영준비를 하는 권형 중사


단순히 카메라만 잘 찍고  중력을 잘 견딘다고 훌륭한 항공촬영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짧은 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캡처하기 위해서

엄청난 순발력과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알래스카 항공에서 태극기를 펼치는 F-15K 편대

사진 : 중사 권형


사실 알래스카에서 항공촬영 기회가 한 번만 주어져 

영상과 사진 두가지를 모두 한 번에 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 이륙 후 넓은 Alaska 공역의 이국적인 풍경에서 우리 대한민국 공군 F-15K의 위용을 나타내고자 노력했다.

북미 대륙 최고봉인 맥킨리 산맥을 배경으로 태극기 퍼포먼스를 했다. 

마침 촬영 당시에 구름을 배경으로 역광이 살짝 걸려 멋진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이라 생각한다. 

-중사 권형-


T-50 후방석에서 사진 촬영하는 권중사 (사진: 상사 김경률)

항공통제기를 엄호하는 신년 편대 비행 
사진 : 중사 권형


Pen-ORE 대규모 공격편대군 훈련

사진 : 중사 권형


"우리의 하늘에서 우리 항공기들의 모습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첫 여성 항공촬영사인 고미숙 중사의 말이다. 

항공기에 직접 탑승해 공군의 임무 및 훈련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는 항공촬영사는 

전문적인 기술과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중력의 압박과 기체의 흔들림속에서도 촬영을 해야 하기에 남성도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로 여겨졌다.



고미숙 중사가 담당한 촬영은 국민조종사 4기 행사였다. 

국민조종사는 조종사의 꿈을 가진 4명의 국민들을 선발하여 T-50과 KT-1에 탑승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선발과정과 비행을 통해 국민들이 공군을 더욱 이해하고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도 체험할 수 있는 대국민 행사이다.

 이번 국민조종사 비행은 2013 청주국제에어쇼 개막식에서 진행되었다.



제 4기 국민조종사로 선발된 최진서(26ㆍ여 서울대병원)황치웅(38ㆍ남 서울 한영중 교사),

이현재(34ㆍ남 다음커뮤니케이션 과장)이윤수(37ㆍ여 부산디지털대 교수)씨가 항공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개막식에서 공군의 최정예 조종사와 함께 국한 훈련기인 T-50과 KT-1을 타고 가을 하늘을 비행하였다.


T-50은 우리 순수기술로 제작한 초음속 항공기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외에서도 수출되어 

인도네시아 공군에서 T-50i를 운용 중이다

사진 : 중사 고미숙


약 3000피트 이상 상공에서 비행중인 T-50 후방석에서

국민조종사가 고중사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보이시나요?^^: 


사진 : 중사 고미숙


지상 사진촬영은 장면을 놓치면 다시 연출해 찍는 등 위기상황들에 대한 대책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항공촬영은 항공기가 공중에서 잠시 멈출 수 없기에 

그 순간을 놓치면 재촬영이 불가능해 항상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


 내가 촬영한 사진이 언론매체에 제공돼 기사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역

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쓰이게 돼 

무척 행복하다.

-중사 고미숙-


사진: 중사 고미숙


공군 항공촬영사 (왼쪽부터 상사 편보현, 상사 김경률, 중사 고미숙, 중사 권형)

사진 : 상사 이호준


창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들의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항공촬영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는 우리 공군의 미래를 생생하게 전해줄 이들의 활약상을 기대해보자. 


글 : 중위 정다훈, 병장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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