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꽤 많은 경우가 심장이나 대동맥에 이상이 생긴 환자다. 일단 병이 의심되면 상황은 긴박해진다. 분초를 다투어 검사하고, 모두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린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버렸거나 대동맥이 터지기 직전인 환자라면 초응급 상황이다. 수술이 끝날 무렵, 새로운 환자를 태운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다시 요란하게 들릴 때도 있다. 또 다른 응급수술이 생겼다는 의미다. 겨울이 때로는 두렵다.
매년 겨울이 되면 각종 건강 칼럼에는 심혈관 질환을 주의하라는 내용의 글이 걸린다. 심한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응급실로 달려가야만 한다고 경고도 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은 심장 관련 질환은 자신은 걸리지 않을 병이라고 믿는다. 물론 조심한다고 해서 모두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심하는 것과 그냥 지내는 것, 결과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환자들에게 겨울은 혹독하다. 흉부외과 외래 진료 환자들은 대부분 연세가 높고, 힘든 수술을 받은 분들이다. 혈액 검사라도 예약돼 있으면 그들은 식사도 거른 채 일찍부터 집에서 나와 병원에 와야 한다. 내복으로 몸을 꼼꼼하게 감싸고, 스웨터를 겹겹이 입고, 두꺼운 외투를 걸쳐도 겨울 하루는 춥고 몸은 힘들다. 외래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이번 겨울에는 맘 놓고 외출 한번 못했다고 속상해하는 분도 있다. 꽤 많은 환자가 다음 외래 진료 날짜를 봄이 온 후로 연기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어둡고 단단한 것 같다. 봄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이번 주에는 '입춘'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추워도, 봄이 멀리 있는 것 같아도 모두를 따듯하게 감싸 줄 봄날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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