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야쿠자들 간의 집단 보복공격 이른바 '대립 항쟁(抗爭)'이 시작됐다고, 어제(7일) 공식 인정했습니다. 민간인이 휘말리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일본 사회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말,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파'에서 '고베 야마구치파'가 떨어져 나오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느낌입니다.
▶ [월드리포트] 야쿠자 조직 충돌 임박…日 열도 '긴장' (기사 바로가기)
그동안은, 독립한 고베 야마구치파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도발을 하더라도 야마구치파가 가급적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야마구치파가 인내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본 경찰이 눈을 부라리며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잃을 게 더 많은 야마구치파가 참아왔다고 보는 게 정확하겠지요.
그런데 지난달 15일 도쿄 신주쿠에서 발생한 충돌(아래 동영상)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야마구치파의 본거지 중의 하나인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도쿄의 대표적인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고베 야마구치파가 두 달 연속 회합을 열면서 양측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1월에는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는데, 2월에도 보란 듯이 회합을 열자 야마구치파가 참지 못하고 공격에 나선 겁니다.
야마구치파 조직원들이 고베 야마구치파 조직원을 일방적으로 폭행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두 조직은 일본 전역에서 주거니 받거니 '보복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로 상대방 사무실에 차로 돌진하거나, 총을 쏘고 달아나는 식입니다.
지난 주말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에 있는 고베 야마구치파 사무실에 트럭이 돌진했습니다. 새벽에 주차장으로 돌진했는데, 경찰이 범인을 잡고 보니 예상대로 야마구치파 조직원이었습니다.
결국 어제(7일) 일본 공안위원회 고노 장관은 "대립항쟁 상태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야쿠자들의 무력 충돌, '항쟁'이 시작됐음을 공식 인정한 겁니다. (조금 과하다 싶은 표현이지만, 일본은 야쿠자들의 대규모 충돌을 항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확실하게 대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두 조직은 이른바 전국구지요. 이권과 관련된 활동무대가 수도권에서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일본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도쿄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처음 동영상에서와 같은 난투극이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경시청의 조폭 담당 형사는 "언제 어디서 격렬한 항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특히 두 조직의 본거지가 있고, 소수파인 고베 야마구치파가 오히려 세력이 더 큰 효고현(고베 일대)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더구나 일본 사회는 야쿠자들의 충돌과 관련해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 1980년대 중후반, 역시 야마구치파 분열에 따른 이른바 '야마이치 항쟁' 때문에 2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건에 휘말린 경찰과 민간인도 70명이 다쳤습니다. 그 일로, 지난 1992년 '폭력단 대책법'이 만들어졌고, 4년 전부터는 5명 이상의 야쿠자가 상대 조직 사무실 근처에서 서성거리기만 해도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번 상황을 오히려 '야쿠자 근절'의 계기로 삼겠다며 단호한 대응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30년 만에 재연된 야쿠자들의 무력 충돌, '대립 항쟁'을 일본 경찰이 어떻게 제압해 나갈 것인지 주목됩니다.
▶ [한수진의 SBS 전망대] 3만명 야쿠자 세력싸움으로 유혈 충돌위기
최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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