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4.23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산업디자인)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의자 하면 찰스 임스 안락의자를 꼽을 수 있다.
1956년 미국 NBC 텔레비전의 '홈 쇼(Home Show)'에 디자이너 임스와 함께 처음 소개된
이 의자는 요즘도 영화, 드라마의 소품으로 인기가 높다 '야구 일루수 장갑'이라는 별명도 있다.
목제임에도 폭신한 느낌이 드는 것은 머리받침, 등판, 좌판을 모두 '벤트 플라이우드'라는
특수 공법으로 만든 덕분이다, 얇은 합판을 형틀에 넣고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낸다.
표면에는 온화한 갈색에 은은한 무늬가 있는 장미, 호두, 자단나무 무늬목을 덮었다.
단순한 구조 위에 푹신한 가죽 쿠션을 얹는 간단한 공정으로 앉는 사람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인체공학적인 고려를 세심하게 했다.
쿠션, 알루미늄 지지대, 팔걸이, 다리받침 등은 무광택 검정으로 마감했다.
이 의자의 독점 생산 권리는 미국 가구업체 허만 밀러와 스위스의 비트라가 갖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모조품이 성행한다.
허만 밀러가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로부터 사들인 세 개의 특허권 시효가 1981년에 이미 만료됐기 때문이다.
늦게나마 허먼 밀러가 2003년 미국 특허청에 독특한 의자 외관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등록을
마쳐 미국 내에서는 모조품을 생산·판매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 권리가 미치지 않는 중국 등지에서는 싸구려 복제품이 버젓이 유통된다.
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품으로 선정된 이 의자의 가격은 소재에 따라 5000~6000달러(약 570만~690만원)에 달하지만,
오리지널 제품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훌륭하게 디자인된 제품은 환갑 나이를 넘어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文學,藝術 > 디자인·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 테크놀로지] 콘크리트보다 地震에 강한 철강재… 충격 흡수 제품 속속 개발 (0) | 2016.05.17 |
---|---|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02] 정부 상징, 도입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0) | 2016.05.14 |
장애인만을 위한 것? 'No',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0) | 2016.04.17 |
별세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 그가 남긴 명작 (0) | 2016.04.04 |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00] 굿 디자인=굿 비즈니스 (0) | 201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