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6.09.15. 00:03
[magazine M 특별 화보 기획] 아가씨, 더 깊숙이 ‘앓이’ 중인 당신을 위한 ‘아가씨’ 스페셜
제 장점은 무던한 성격 같아요. 중대한 결정은 바로바로 내리고, 자잘한 감정은 조금 뒤로 미루죠.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금세 잊고, 그냥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요. 일이 틀어져도, 그러려니 하죠. ‘아가씨’를 만난 뒤로 마음이 조금은 더 복잡해졌지만." 김태리‘아가씨’ 커버스토리 촬영 현장에서의 김민희는 그래, 나비 같았다. 분주한 스태프들 사이에서 홀로 조용하고, 나른하게, 사뿐사뿐. 어떤 요구에도 고요한 움직임. 그럼에도 그가 피사체인 사진은 하나같이 다른 에너지로 가득했다. 아무래도 계속 바라보고 싶다. 아니 바라보게 된다, 김민희는.김태리가 성큼성큼 다가와 침대 위에 털썩 앉았다. “예쁘다” 칭찬하자 “우히히”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기분 좋을 때의 숙희처럼. “집에서 잡지 화보 보면서 포즈 연습 많이 했어요. 저는 순발력이 부족한 사람이거든요.” 쑥스러운 미소에 묻어난 소박한 진심.요즘은 그렇게 ‘빛’을 봐요. 물 위에서 별처럼 빛나는 달빛 같은 것. 분명히 늘 봤던 건데, 왜 항상 무심코 지나쳤을까요. 요즘은 그렇게 지나쳤던 것들이 무척 예뻐 보여요. 또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요. 저는 그런 게 좋아요." 김민희“우리, 사자들 같아! 큰 사자, 작은 사자.” 김태리와 머리칼을 한껏 풀어헤치고 나란히 취한 포즈가 웃기다며 김민희가 외쳤다. 숙희와 남몰래 일탈을 꿈꾸던 히데코의 즐거운 표정이 그의 얼굴에 언뜻 스쳤다. 박찬욱 감독도 웃고 말았다. 칸영화제 일정에 맞춰 편집하다 달려 나온 긴장감을, 그 덕분에 잠시 잊은 듯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박 감독의 나지막한 고백. “자매애나 여성 간의 연대로도 볼 수 있겠지만, 나는 순수한 사랑을 담으려 했어요.” 이 순간이었다. ‘아가씨’의 여운이 쉽사리 가시지 않겠구나, 짐작한 건.김태리의 연분홍 드레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민희가 잠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돌아온 그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이전의 것보다 더 온화한, 김태리와 한 쌍처럼 어울리는 이 드레스로.글=임주리·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사진=전소윤(STUDIO 706)
‘아가씨’(6월 1일 개봉, 박찬욱 감독) 팬덤이 뜨겁다. 인생을 포박당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하녀 숙희(김태리)가 나눈 금단의 사랑은, 일부 관객에게 지독한 ‘아가씨앓이’를 선사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생긴 ‘영화 ‘아가씨’ 마이너 갤러리(이하 ‘아갤’)’엔 개봉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아갤러(‘아갤’ 이용자)’들의 글이 하루 수십 개씩 올라온다.
이 영화를 100번 넘게 봤다는 ‘인증샷’도 등장했다. 팬들의 수그러들 줄 모르는 애정은 OST 음반과 시나리오 단행본 (『아가씨 각본』) 출간으로 이어졌다. CGV아트하우스에서는 9월 1일부터 기존 극장판에서 상영 시간이 23분 더 늘어난 ‘아가씨’ 확장판 특별 상영을 시작했다. 아갤러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magazine M도 최근 ‘아가씨’ 커버스토리가 실린 165호를 재발행했다. 석 달이나 지난 과월호를 재발간한 것은 2013년 창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아가씨’의 관객 수는 428만 명.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사랑은 수치화할 수 없다는 걸 ‘아가씨’의 팬들은 보여 주고 있다. 박찬욱 감독조차 아갤러를 자처했을 만큼, 이 영화를 만든 이들에게도 유쾌하고 힘이 되는 사랑이다. magazine M 특별 화보 기획 시리즈의 첫 주인공으로 ‘아가씨’를 선택한 이유다.
이 영화가 초청된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개막 일주일 전. 편집실에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던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김민희·김태리가 함께한 그날의 분위기를, 커버스토리에 실리지 않았던 화보에 담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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