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싫어요. 입기 싫단 말이에요.”
지난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약 30마일(약 48km) 정도 떨어진 엘크 리버 초등학교에서 학급 사진촬영이 있던 날. 오브리(6)는 엄마 사라에게 떼를 썼다. 이날 사라는 딸에게 빨간 체크무늬 드레스를 입히려던 참이었다.
오브리는 막무가내였다.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사라는 딸에게 드레스를 입으면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여자아이기는 해도 사내처럼 뒹굴며 자란 오브리에게 드레스는 가까이할 수도 없고 더더욱 입을 수 없는 것이었다.
협상은 잘 마무리됐다. 오브리는 드레스를 입었다. 대신 야구모자를 썼다. 테니스 신발도 신었다. 사진은…. 정말 다시 봐도 말괄량이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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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는 왜 딸에게 드레스를 강요했던 걸까?
이유는 따로 있다. 오브리에게 입히려던 드레스는 사라가 수십년 전에 학급 촬영 당시 입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 자매 중 막내인 사라. 그가 입은 드레스는 언니들도 다 입었던 거다.
오브리는 집안에서 같은 드레스를 입고 학급 사진을 찍은 17번째 주인공이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라의 큰 언니 다이아나를 시작으로 라나, 리넬, 리자 그리고 콜린 등 여섯 자매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급사진을 찍을 때 드레스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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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도 어렸을 때 드레스를 거부했다.
사라의 아버지는 원래 아들을 낳기를 원했는데, 여섯 자매가 태어나다 보니 사라가 남자아이처럼 자라게 됐다. 뛰놀기를 좋아했던 사라. 딸에게서 어릴 적 자기 모습을 보고는 웃음만 터뜨릴 뿐이었다. 오브리의 외할머니이자 사라의 엄마 자니스(82)도 마찬가지였다.
자니스는 현지매체에 “딸들에게 드레스를 입힐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번에는 아들이 태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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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거쳤지만 드레스는 변하지 않았다.
리자는 “엄마는 드레스를 소중히 간직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은 오브리의 큰 언니가 드레스를 입고 정글짐에 올랐다가 찢어진 적이 있었다”며 “다행히 엄마가 잘 꼬맨 덕에 여태까지 잘 보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옷장에 잘 놓인 드레스.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
뉴욕포스트는 “린넬의 외손녀가 4년 후쯤 드레스를 입게 될 것”이라며 “아기는 지금 한 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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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뉴욕포스트·kare11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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