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히 벌판을 지키고 서 있는 마른 나무 뒤로 흰 광목천 한 장이 드리워져 있다. 세상 사람들은 사진작가 이명호의'나무' 앞에
숨을 죽인 채 발길을 멈췄다.
사진가는 초라한 작은 나무와 하늘 사이에 흰 천을 세운다. 나무에 배경이 생기는 그 순간,나무는 그렇게 무료하던 세상에서
불쑥 걸어 나와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한지 위에 그린 수묵화 한 폭처럼 살아난다. 나무가 하얀 액자에 담겨 하늘과 땅으로
지은 화랑에 걸려 있는 것이다.
작가는 '나무 시리즈'를 통해 잊혀진 들과 나무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평범한 사물들이 새롭게 생명을 얻어 빛을 발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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