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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민국… '보수의 길'을 묻다] "따뜻하고 도덕적 보수로 거듭나 양극화·청년층 좌절 치유해야"

바람아님 2016. 12. 5. 07:04
(조선일보 2016.12.05 이선민 선임기자)

 "따뜻하고 도덕적 보수로 거듭나 양극화·청년층 좌절 치유해야"

[위기의 대한민국… '보수의 길'을 묻다] [7] 박지향 서울대 교수 

"英 보수당처럼 法·질서·도덕 원칙 세우고 사회 통합해야"

박지향 서울대 교수
"한국의 보수는 '도덕적 보수' '따뜻한 보수'로 거듭나고 양극화와 청년층의 좌절 등 
국가적 당면 과제를 치유하는 통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사회 통합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영국 보수당의 오랜 국정 운영 정신을 배울 것을 권하고 싶다."

보수 역사학자인 박지향(63·사진)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혼란은 지도층의 도덕적 엄격성이라는 보수주의의 기본 원칙이 
무너져내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영국사 전공인 박 교수는 한국사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조망해 왔고 한국 현대사의 
새로운 이해를 시도하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기획했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으로 초래된 이번 사태로 드러난 한국 보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지도층의 도덕성이라는 보수주의의 기본 덕목이 깨진 것이다. 
능력과 성실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사리사욕을 취했다는 사실이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 
특히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대학 입시 등에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보수 정권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보수주의의 발상지인 영국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19세기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극심한 빈부 격차로 '두 개의 국민(two nations)'으로 갈라졌던 
영국을 '하나의 국민(one nation)'으로 통합하는 것이 보수 정당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당 정치인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오랫동안 국민의 지지를 받은 것은 흔히 생각하듯이 시장경제 원칙을 철저하게 
따라서라기보다는 1960년대 이래 무질서와 방종으로 혼란스러웠던 영국에서 법·질서·도덕을 강조하는 사회적 보수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보수도 '도덕적 보수'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로 재정비해야 한다."

―보수주의의 원칙은 어떤 것인가.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는 사회가 유기체(有機體), 즉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사회 구성원들은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머리·심장·팔다리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사회는 썩고 죽어간다. 
하지만 누가 사회를 이끌어가는 머리가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보수주의는 능력·성실·노력, 특히 도덕적 엄격함을 갖춘 사람이 머리가 돼야 한다고 본다."

―한국 보수주의의 성격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한국에서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와 동일시되지만 실은 양자는 뚜렷이 구별된다. 
자유주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철학이고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로 나타난다. 
이와 달리 보수주의는 유기체인 사회의 구성원들이 관계 맺으며 서로 보살펴야 한다고 본다. 
머리가 될 수 없는 사람,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나는 자유주의자이지 보수주의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 보수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보수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양극화와 청년층 좌절 등이 심각한 한국에서는 개인을 무자비한 경쟁으로 
몰아넣는 건 곤란하다. 한국에서 진짜 보수는 '따뜻한 보수'이고,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우리 보수 정치인에게 충고한다면.

"산업자본주의가 시작됐고 노동자가 많은 영국에서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더 오랜 기간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보수가 정치를 잘하고 통치 능력이 뛰어나다고 국민이 믿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경제·안보 등 통치 능력은 보수 정당이 
나은 것이 사실이다. 보수 정당이 원칙만 제대로 지키면 관념적 세상에 사는 진보 정당에 뒤질 수 없는데도 
지금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원칙을 다시 분명히 세우고 그에 입각한 정책을 개발해서 보수 정당이 통치에 
더 적합하다는 국민의 믿음을 되살려야 한다."

―한국 보수 정치가 재생(再生)할 수 있을까.

"당장 다음 대선에서 보수 정당이 다시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아마도 다음 정권은 진보 정당이 잡을 것이고 통치 능력이 없는 진보 정권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보수 정당이 
재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새누리당이 완전히 무너지고 헤쳐 모여 한 뒤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개헌 논의와 촛불 시위 등 이번 사태로 인해 일어난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내각제는 정치제도로서는 대통령제보다 낫지만 이번에 다시 드러난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과 능력으로 볼 때 
아직 한국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 촛불 시위는 엄청난 인파가 모이면서도 질서 정연하고 평화적으로 진행돼 
인상적이지만 광장민주주의를 넘어서 더욱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려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치인과 국민이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위기의 대한민국… '보수의 길'을 묻다]

 

[1]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 "국민보다 수준이 훨씬 낮은 사이비 保守 정치의 실패"

[2]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 "정치가 '私的 사업' 전락해 국가표류…이익보다 가치 따지는 新보수로 가야"

[3] 복거일·소설가 : "지도자 잘못 뽑은 보수, 성찰할 때… 보수가 지켜야할 가치 훼손은 안돼"

[4] 강원택 서울대 교수: "'국가가 끌면 시민은 따라야' 思考 버리고 비정규직 등 청년 고민도 껴안는 保守로"

[5] 소설가 이문열 :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

[6] 김호기 연세대 교수 : "市場보수·安保보수를 넘어서는 혁신 보여줘야 위기 탈출"

[7] 박지향 서울대 교수 : "따뜻하고 도덕적 보수로 거듭나 양극화·청년층 좌절 치유해야"

[8] 유종호·前 예술원 회장 : "굴욕감에 광장을 가득 채운 분노… 이젠 理性의 민주주의 작동할 때"

[9]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 "권위주의 아닌 민주적 보수로 내각제·완전국민경선 도입을"

[10·끝]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 "조선시대 史官은 임금 감시한 'CCTV'… '권력의 맛' 경계한 선비정신 되새겨야"





[중앙시평] 


21세기 한반도의 지정학(2016.1203)

중국의 속셈(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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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독립과 佛혁명의 격동기 속에서 보수·진보 사상적 기준 제시한 버크·페인의 논쟁 추적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유벌 레빈 지음

조미현 옮김|에코리브르|352쪽|1만8500원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

에드먼드 버크 지음|이태숙 옮김|한길사|396쪽|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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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인권/ 토머스 페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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