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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사드 반입은 이적 행위 아니잖아요

바람아님 2017. 6. 6. 18:32

(조선일보 2017.06.06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51] 공자 논어 12권 안연(顔淵)


느닷없이 국방부가 사드 4기 추가 도입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벼락이 칠 듯하니까 국민은 겁에 질린다. 안보 전문가들 말로는 사드는 6기가 한 세트여서 이미 반입해 설치한 2기에다 4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모든 기능이 갖추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추가 도입이 당연 수순이고 대통령의 당선·취임 전에 반입 사실이 보도됐으니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어쨌든 보고가 누락된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해도 될 것을 '진상'을 조사하겠다며 국방장관 등을 청와대로 소환까지 하니 공포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드가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를 대통령이 몰랐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창피할 것도 없다. 그러나 새 정부가 내건 여러 회심의 정책에 대해 목표한 것과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전문가들의 절규가 터져 나온다. 그러니 대통령은 외교·안보·경제 제반 현안에 대해 그의 측근들과 반대의 시각을 가진 학자, 실무자들을 만나 토론하고 숙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특히 대통령의 국방 분야 지식과 이해는 국가 존립과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 아닌가.


근자엔 문 대통령은 사드를 국토 방어용이 아닌 국민 살상용으로 인식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5월3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에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국내에 

추가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고 반입 경위 등을 진상 조사하라고 관계자에게 지시했다. /연합뉴스


작년 가을 촛불 집회가 시작한 후 탄핵이 인용되기도 전에 이미 권력의 축이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당시 후보 진영으로 이동한 형국이었다. 그래서 대선 유세 중에 문재인 후보가 과반의 표를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을 때, 과반 득표를 하면 완전 무소불위의 권력이 될 것 같아 불안했다. 

그런데 이제는 차라리 지난 대선에서 과반 득표를 했더라면 문 대통령이 더 많은 국민을 자기 '백성'으로 간주하지 

않을까 싶어 아쉽기도 하다. 유력 주자 5명 중에서 41% 득표는 압승이다. 

취임 직후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8%로 여전히 매우 높다. 

그런데도 새 정부가 촛불 세력만을 위한 맞춤 정치를 한다는 슬픈 느낌이 자주 든다.


새 정부는 적폐 청산이 여행가방을 탈싹 엎어서 다시 싸는 식의 국정 운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논어에 이르기를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드는 듯 신중히 하라'(使民如承大祭)고 했다. 

부디 모든 국민의 여망을 존중해서 물러날 때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