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용 막사에서 쓴 中 지성 李澤厚의 철학서 (조선일보 2017.08.05 유석재 기자)
"나는 칸트 철학이 결국 제기하는 바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 즉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대명제라고 생각한다."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사상가 리쩌허우(李澤厚·87)는 문화대혁명의 끝물인 1976년, 탕산 대지진 직후 설치된 베이징의 지진 대피용 임시 막사에서 이 책의 초고를 완성했다. 3년 뒤 출간된 이 책은 중국 지성계의 20여 년 암흑기를 종결시킨 저작으로 받아들여진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독일 관념론의 뿌리, 칸트 철학으로 돌아가 변증법을 다시 해석한다. 칸트는 인간이 지닌 선험적 능력이 지성, 판단력, 이성이라고 했다. 그것이 경험보다 앞선다고? 실제로는 장구한 역사 속에서 문화의 계승을 통해 축적돼 온 인류의 능력이 개인에게 이식됐다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청산 대상으로 여겼던 문혁기와는 달리 위대한 전통의 계승을 바람직하게 보게 된 중국의 인식 전환에 이 책이 있다. ===========================================================================================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중국 지성계의 거목인 리쩌허우(李澤厚)가 문화대혁명 당시인 1976년 베이징 임시 막사에서 쓴 책. 마오쩌둥(毛澤東) 사상만 강조되던 시대에 마르크스와 칸트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칸트가 정립한 주체성의 철학에 마르크스가 내세운 유물론을 끌어들인다. 그는 칸트가 선험적 능력이라고 강조한 지성, 판단력, 이성을 역사에서 축적된 인류 전체의 능력이 개인에게 계승된 것이라고 봤다. 마르크스를 근간으로 한 주체성의 보충과 극복을 그는 '축적설'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저자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마르크스의 철학은 본래 칸트와 헤겔로부터 변화돼 온 것"이라며 "칸트를 어떻게 비판하고 지양하여 일련의 이론적 문제를 이해할 것인가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견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680쪽. 3만5000원. |
요즘 친구들 왜 그러냐고? 청춘 나름의 이유가 있다 (조선일보 2017.08.05 권승준 기자)
회사에서 부장님이나 팀장님 소리를 듣는 당신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요즘 젊은 것들'은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힘들게 취업한 직장을 왜 그렇게 쉽게 때려치우는지. '남자 친구 있냐'는 질문에 왜 그렇게 눈을 부라리는지. 왜 결혼할 생각은 안 하고 고양이 키우면서 혼자 살겠다고 하는지. 당신은 쉽게 생각한다. 배가 불러서 그렇다고. 나약해서 그렇다고. 아직 뭘 몰라서 그렇다고. 일간지 5년 차 기자이면서 '요즘 것들'을 자처하는 저자는 그런 윗세대의 생각에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한다. 모든 시대의 청춘이 그러하듯 지금 이 시대의 청춘 역시 나름의 아픈 이유가 있다. 저자는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취재하고 깨지고 앓아가면서 체득한, 자신과 동세대 젊은이들의 아픔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이 얇은 책을 읽는 내내 당신은 조금 불편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 또한 오해를 뛰어넘은 이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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