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석탄발전소 464기 더 생기면 한국민은 어떻게 되나
조선일보 2019.03.09. 03:15
미세 먼지로 지친 국민에게 또 하나 갑갑한 뉴스가 전달됐다. 중국 석탄발전소가 작년 한 해만 78기 새로 가동해 2927기가 됐다는 국제 환경 단체의 보고서가 공개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당초 202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설비 용량 1100기가와트(GW)까지로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982GW가 됐고 여기에 259GW(464기)의 신설비가 건설되거나 계획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 전체 석탄발전소 37GW(78기)의 7배 용량이 새로 생긴다는 것이다. 신규 발전소의 상당수가 서해에 면한 중국 동부에 집중적으로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이 미세 먼지 배출량을 줄여봐야 소용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못지않게 갑갑한 것은, 중국 정부가 한국 미세 먼지에 대한 자신들 책임을 잇달아 부정하고 있어도 우리 정부는 제대로 반박조차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과 7일 '중국에서 오는 미세 먼지'에 우려를 나타내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일축해버렸다.
정도에 논란이 있을 수는 있어도 중국발 미세 먼지가 한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 1월 11~15일 수도권 고농도 미세 먼지 시기에 국외(國外) 영향이 69~82%였다는 대기 모델 분석 결과를 밝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19일 중국의 정월 대보름 때 베이징 폭죽놀이 행사 20시간 뒤 서울의 대기 중 폭죽 연소 산물인 스트론튬 농도가 11.1배 급증했다는 분석을 지난 6일 내놨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는 중국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2013~17년 집중적으로 미세 먼지 배출량을 줄였는데 우리가 기본으로 활용하는 자료는 2010년 자료다. 중국이 이걸 인정할 리 없다. 중국은 이 자료 외엔 공개를 거부하는데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최신 배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어려운 일을 이뤄내라고 정부에 권력을 주고 세금을 내는 것 아닌가. 미세 먼지도 전(前) 정부 탓이나 해서야 되겠나. 국내 배출원(源) 자료도 2014년치라는데 이것도 말이 안 된다. 2016년 5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미국 나사(NASA)의 관측용 항공기를 들여와 40여일 동안 한국 상공을 20번 비행하면서 서울 미세 먼지의 34%가 중국에서 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겨울~봄의 고농도 오염 시기에 대해서도 이런 항공 실측을 더 자주 해야 한다.
작년 WHO 분석으로 미세 먼지에 의한 조기 사망자는 한국은 1만5800명인데 중국은 115만명이나 됐다. 중국이 지금처럼 석탄발전소를 계속 지어서는 자국민을 '스모그 지옥'에서 구해낼 수 없다. 중국과 한국은 일종의 '호흡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두 나라 공동 재산인 대기 질(質)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상대방 처지와 고통에 공감하면서 최대한의 협조로 미세 먼지 위기를 극복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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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사진에 딱 걸렸다, 중국 미세먼지 오리발
[중앙일보] 2019.03.09 12:00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외 오염물질이 쌓인 탓이고, 특히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도 주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에서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6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당 147㎍(1㎍=100만분의 1g)을 넘었지만 최근 이틀간 베이징에는 미세먼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중국 책임론'을 반박했다.
NASA의 테라/아쿠아(Terra/Aqua) 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달 26일에는 한반도 상공에 별다른 미세먼지 없이 깨끗하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지난 6일까지도 한반도 상공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했고, 7일에야 걷혔다.
이런 상황들이 NASA의 테라/아쿠아 위성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4일 오전 중국 베이징과 그 북쪽에서부터 붉은색으로 표시된 짙은 미세먼지 띠가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수도권에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서쪽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났고, 남동쪽은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를 보였다.
한 기상전문가는 "중국 측에서는 이 같은 인공위성 영상을 놓고도 '인공위성 사진은 지표면부터 높은 고도까지 공기층을 한 번에 표시하는 것이어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못 된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표면 가까운 공기층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그대로 동쪽으로 빠져나간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중국 측에 미세먼지 오염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인공위성 관측 영상과 대기오염 모델링 결과 등을 상호 비교하면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근 언론을 통해 미세먼지 이동 상황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는 '어스눌스쿨(earth.nullschool.net)'의 이미지는 실제 인공위성 사진이 아닌, 대기오염 모델링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2004년 10월 22일 사진이다.
이 위성 사진은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제주도 남쪽을 돌아 일본에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특히, NASA는 2014년 2월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중국발 오염물질의 이동을 설명했다.
중국 기상청이 황색경보를 발령했던 2014년 2월 24~25일 당시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44㎍/㎥까지 치솟았고, 시정거리는 2㎞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서울은 2014년 2월 21일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35㎍/㎥ 수준으로 '보통'이었는데, 22일에는 51㎍/㎥, 23일에는 58㎍/㎥로 치솟았다.
또, 24일에는 84㎍/㎥, 25일에는 86㎍/㎥로 '매우 나쁨'으로 악화했고, 26일까지도 73㎍/㎥를 기록했다.
중국 오염물질의 영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 밖에도 NASA 홈페이지에는 중국의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위성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서울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11월 25일 34㎍/㎥로 '보통' 수준이었고, 26일에는 42㎍/㎥로 '나쁨', 27일에는 5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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