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4.06 백영옥 소설가)
백영옥 소설가
철로 위에서 셀카를 찍다가 감전사한 소년과 절벽 아래로 추락사한 소녀, 권총이 장전된 줄 모르고
셀카를 찍다가 스스로를 쏴 죽인 남자. 인도에는 아예 '셀카 금지 구역'이 존재할 정도다.
무리한 셀카를 가장 많이 시도하는 건 10대와 20대로 그 이유는 SNS 계정에 붙는 '좋아요' 개수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인 미치 프린스턴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고등학교 시절의 인기는 '호감'보다 '지위'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그는 지위를 "눈에 띄는 정도, 권한, 영향력"이라고 말한다. 지위가 높은 청소년들은 가장 먼저
연애를 시작했고, 물건을 훔치는 등의 사소한 일탈 징후도 가장 먼저 나타냈으며, 매력적인 외모의 친구들과 쉽게 어울렸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인기 많던 아이들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게 밝혀졌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 친구를 사귀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만족스러운 연애를 할 가능성도 낮았다.
결별의 이유를 상대에게 돌리고 주위의 친구들이 자신에 비해 별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청소년기에 지위에 관심이 많을수록 평생 더 높은 인기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가 인기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애덤 그랜트의 책 '기브 앤 테이크'에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됐다.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데는 두 가지 기본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지배력과 명망이다.
당신에게 지배력이 있으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순응적일 때조차도 지배는 제로섬 게임이다.
내가 힘과 권위를 더 많이 가질수록 상대는 적게 갖는다….
반면 명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존중과 존경의 총량에는 한계가 없다."
인기를 얻고 싶다면 '지위'가 아닌 '호감'을 추구해야 한다.
인기가 아닌 명망이 중요한 건 그것이 타인의 것을 빼앗아 나 홀로 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누구도 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촛불을 나눈다고 내가 든 촛불이 꺼지는 게 아닌 것처럼.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관심에 집착하는 욕망의 심리학 | 기브 앤 테이크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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