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일명 '노트르담의 꼽추')에는 파리 시내에 위치해 있던 빈민가인 기적궁(奇蹟宮, Cour des Miracles)이 나온다. 거리의 시인 피에르 그랭구아르는 중앙시장 근처에서 걸인들에게 구걸을 요청받지만 한 푼도 없는 그는 동냥을 거절한다. 그는 길을 헤매다 이상한 구역으로 잘못 들어가게 되는데, 뒤를 보니 앞서 만났던 장님 걸인이 눈을 번쩍 뜨고, 앉은뱅이 걸인이 벌떡 일어나고, 절름발이 걸인은 목발을 휘두르며 쫓아온다. 이들은 아침에 시내로 출근할 때에는 모두 불구의 몸으로 위장하지만 저녁에 자신들의 동네로 돌아올 때면 다시 성한 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매일 저녁 신유(神癒)의 기적이 일어나는 이곳이 바로 기적궁이다. 걸인들에게 잡힌 불쌍한 시인은 이곳 왕인 클로팽 트루유푸 앞에 끌려간다. "너는 우리 도시의 특권을 침해했다. 네가 만일 우리처럼 도둑이나 거지나 떠돌이가 아니라면 우리의 법에 따라 너를 처벌할 것이다. 네 신분을 밝혀라." 지엄한 거지 나라 국왕의 추궁에 그랭구아르가 작가라고 답하자, 그것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에 충분한 사유가 된다. 그는 이 나라의 법에 따라 사형을 선고받지만,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가 그에게 연민을 느껴 거짓 결혼을 해주어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다.
문학적으로 다소 과장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 파리 한복판에 상당히 넓은 지역에 걸쳐 걸인, 부랑자, 도둑이 모여 사는 슬럼이 형성되어 있었다. 악취가 진동하고 포장도 안 되어 있는 진창의 복잡한 골목길인 이 지역은 일종의 반(反)사회로서 이곳만의 법칙과 언어가 따로 있으며, 일반 사회의 법이나 종교, 결혼 풍속 같은 것은 무시되었다. 이 지역은 루이 14세 시대인 1656년에 파리 경찰청이 대대적으로 단속을 시행했고, 19세기에 오스망 남작에 의한 강압적인 도시정비 당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 비슷한 빈민가 공격이 오늘날 브라질에서 일어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브라질 정부가 대규모 빈민가인 호시냐와 비지갈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편 것이다. 헬기와 탱크, 장갑차를 동원하고 경찰과 군인 3000명이 동원된 엄청난 작전의 결과 마약 조직 최대 중심지로서 30년 동안 치안이 부재했던 곳이 마침내 정복되었고, 이 지역 '왕초'도 체포되었다. 그나마 가난한 시인과 아름다운 집시 여인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 같은 것도 없이, 단지 불행의 역사가 되풀이되었을 뿐이다.
문학적으로 다소 과장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 파리 한복판에 상당히 넓은 지역에 걸쳐 걸인, 부랑자, 도둑이 모여 사는 슬럼이 형성되어 있었다. 악취가 진동하고 포장도 안 되어 있는 진창의 복잡한 골목길인 이 지역은 일종의 반(反)사회로서 이곳만의 법칙과 언어가 따로 있으며, 일반 사회의 법이나 종교, 결혼 풍속 같은 것은 무시되었다. 이 지역은 루이 14세 시대인 1656년에 파리 경찰청이 대대적으로 단속을 시행했고, 19세기에 오스망 남작에 의한 강압적인 도시정비 당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 비슷한 빈민가 공격이 오늘날 브라질에서 일어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브라질 정부가 대규모 빈민가인 호시냐와 비지갈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편 것이다. 헬기와 탱크, 장갑차를 동원하고 경찰과 군인 3000명이 동원된 엄청난 작전의 결과 마약 조직 최대 중심지로서 30년 동안 치안이 부재했던 곳이 마침내 정복되었고, 이 지역 '왕초'도 체포되었다. 그나마 가난한 시인과 아름다운 집시 여인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 같은 것도 없이, 단지 불행의 역사가 되풀이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