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2022-02-19 오전 12:01:00
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큐레이터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
(중략)
17세기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드 라 투르(1593∼1652)는 ‘점쟁이’(1630s)에서 매우 정밀한 필치로 점쟁이가 점을 보는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라 투르의 ‘점쟁이’는 두 점이 있는데,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있는 이 작품 외에도 다른 한 점은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두 점 모두에서 라 투르는 기본적으로 점을 본다는 것은 속고 속이는 과정이라고 봤다. 메트로폴리탄의 ‘점쟁이’는 20세기 중반 뒤늦게 발견돼 진위논란이 있었지만, 미술사학자와 큐레이터, 감정가들이 10여년간 지상논쟁을 거쳐 1980년대에는 진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림 속 인물들이 입은 옷의 직조패턴부터 남성의 머리길이까지, 온갖 사료가 동원된 이 논쟁은 미술사 전문지에 다달이 논박을 주고받았던 재미있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https://news.v.daum.net/v/20220219000122355
나폴레옹의 교훈 '미래, 모르는 게 약'[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4>
나폴레옹의 교훈 '미래, 모르는 게 약'[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4>
조르주 드 라 투르가 그린 ‘점쟁이’(1630s). 라 투르는 거짓과 속임이 난무한 세상의 일면을 꿰뚫고 있는 풍속화, 경건한 신앙 속 고요한 명상을 이끄는 종교화 등으로 생전에 큰 인기를 얻었다.
news.v.daum.net
'文學,藝術 > 아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16] 소중한 사랑의 결실 (0) | 2022.02.23 |
---|---|
한국의 미켈란젤로가 남긴 걸작, 눈 치켜뜬 여자아이가 보이나요? (0) | 2022.02.22 |
[박일호의미술여행] 봄의 따뜻함과 활력 앞에서 (0) | 2022.02.20 |
빼기의 미덕[이은화의 미술시간]〈202〉 (0) | 2022.02.18 |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15] 빙판 위서 즐기는 '콜프' (0) | 2022.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