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박정훈 칼럼] 문재인의 베이징 연설, 윤석열의 도쿄 연설

바람아님 2023. 3. 24. 01:20

조선일보 2023. 3. 24. 00:21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호소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이 日 국민에 전달된다면
그의 ‘통 큰 양보’는 성공을 거둘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연설 중 가장 품격 있었던 것은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방미(訪美) 연설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휴전 이듬해였다. 미국의 원조로 주린 배를 채우던 세계 최빈국 대통령이었지만 이승만은 당당함을 잃지 않고 가는 곳마다 미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그중 백미가 한미재단 초청의 뉴욕 연설이었다.

“우리 국민은 울면서 도움을 갈구하지 않습니다. 내가 여기 온 것은 더 많은 원조, 더 많은 자금, 기타 무엇을 요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우리는 구걸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구걸하지 않을 것입니다.”

연설이 강렬했던 것은 세계사의 흐름을 꿰뚫어본 통찰력 때문이었다. 그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이 한반도를 넘어 인류 보편적 의미를 지녔다는 역사적 맥락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승만이 초석을 쌓은 한·미의 자유·민주 동맹은 자유 진영의 방파제가 되었고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성공을 잉태했다.

#2017년 중국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셋째 날 베이징 대학의 연단에 올랐다.
“중국은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존재가 빛나는 국가입니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중략)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 국가로서 중국의 꿈에 함께할 것입니다.”

#지난주 방일한 윤석열 대통령의 게이오 대학 연설엔 ‘과거’가 나오지 않는다. 일제 침탈이나 강제 징용 문제는 한마디 언급도 않은 채 10여 분 연설 내내 건조한 문체로 ‘미래’만 얘기했다.
한일이 보편적 가치의 연대를 맺는 것이 글로벌 세계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윤 대통령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진정성이 일본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통 큰 양보’가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https://v.daum.net/v/20230324002141690
[박정훈 칼럼] 문재인의 베이징 연설, 윤석열의 도쿄 연설

 

[박정훈 칼럼] 문재인의 베이징 연설, 윤석열의 도쿄 연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연설 중 가장 품격 있었던 것은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방미(訪美) 연설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휴전 이듬해였다. 미국의 원조로 주린 배를 채우던 세계 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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