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강천석칼럼

[강천석 칼럼] ‘코끼리가 싸워도 사랑 나눠도 잔디 망가진다’

바람아님 2023. 7. 1. 06:10

조선일보 2023. 7. 1. 03:10

싱가포르 리콴유, ‘중국이 세계 유일 中心이던 시대로 돌아갈 생각 마라’
仁川공항은 싱가포르 밀어내고 세계 최고 공항 됐는데 정치는 後進

국가 지도자의 마지막 말이 이 수준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이유는 얼마 전 책방을 개업한 한국 대통령 때문이었을 것이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1923~2015)는 생전 ‘나 죽거든 살던 집은 허물어버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싱가포르 국민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은 튼튼하고 청렴하고 효율적인 정부’라고 했다. 리콴유와 오랜 교분을 나눈 헨리 키신저는 최근 ‘아버지 뜻이 분명한데도 자식들이 티격태격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리콴유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했다. 정치 스타일도 비슷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박정희)’ ‘내 관(棺) 뚜껑이 닫히거든 나를 평가하라(리콴유)’는 말도 닮았다. 리콴유는 영국 국기·일본 국기·말레이시아 국기 아래 살다 어렵게 제 나라 국기를 갖게 됐다. 그는 대한제국 국기·일본 국기·미국 국기를 거쳐 태극기를 되찾은 박 대통령에게 동류의식(同類意識)을 느낀 것 같다. 그는 ‘실천이 아니라 말[言語]로 국민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정치인을 경멸했다. 10·26 열흘 전 박 대통령 마지막 정상회담 상대가 리콴유였다.

그는 미·중 대결만을 염려하지 않았다. 미·중 화해에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코끼리들이 싸울 때만 잔디밭이 망가지는 게 아니다. 그들이 요란스럽게 사랑을 나눠도 잔디가 상한다”고 했다.....리콴유는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던 중국 지도자 말을 한때 믿은 미국처럼 순진하지 않았다.

이 사이 정치는 뒤로 전진(前進)했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는 교도소 담장 위에서 후쿠시마 괴담(怪談)을 밑밥으로 뿌리며 궐기를 호소하고 있다. 태평양 국가 가운데 이런 정치 지도자는 중국과 그를 따르는 좁쌀만 한 일부 국가 이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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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 칼럼] ‘코끼리가 싸워도 사랑 나눠도 잔디 망가진다’

 

[강천석 칼럼] ‘코끼리가 싸워도 사랑 나눠도 잔디 망가진다’

국가 지도자의 마지막 말이 이 수준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이유는 얼마 전 책방을 개업한 한국 대통령 때문이었을 것이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1923~2015)는 생전 ‘나 죽거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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