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2023. 7. 1. 00:12 수정 2023. 7. 1. 09:02
현대미술 창시자
<함께 보는 작품>
사과와 오렌지
생 빅투아르산
대수욕도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
세잔은 한때 영혼의 단짝이던 졸라와 다시는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인간 혐오가 생긴 듯 세상 사람들을 더 멀리했다. 시골에 파묻힌 채 더 깊은 은둔의 골로 들어갔다. 그의 인생은 그렇게 끝날 게 확실해보였다. 아무도 몰랐다. 그런 그가 곧 19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이 될 줄은.
그에게 '그림을 사진처럼 잘 그렸다'는 말은 치욕이었다. 훗날, 세잔이 찾은 본질의 형태를 마구 흩뜨린 후 다시 짜 맞추는 이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를 원래 있던 곳이 아닌 이상한 데 제멋대로 끼워 넣는다. 그의 이름은 파블로 피카소였다. 그의 방식은 입체주의였다. 먼 미래, 피카소는 "세잔은 나의 아버지"라며 받들었다. 하지만 이 또한 미래의 평가일 뿐, 당장의 세잔은 그냥 어디가 아픈 사람처럼 보일 뿐이었다.
세잔은 그림을 그리며 산과 자연을 분석했다. 본질을 찾아 깊이 천착(穿鑿)했다. 깨달았다. 그가 볼 때 자연의 본질은 도형이었다. 흙 알갱이, 꽃잎, 땅을 향해 꺾여 내려오는 들풀과 가지, 물의 파동, 어릴 적 졸라와 함께 올려다본 초승달까지 모두 도형의 일부였다.....그 결과, 드디어 대상의 재현(再現)을 벗어던진 새로운 그림이 탄생했다. '보이는 대로 그린다? 아니, 더 나아가 느낀대로 그린다.' 현대미술의 헌법 같은 이 말이 생명력을 얻는 순간이었다.
https://v.daum.net/v/2023070100125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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