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박정훈 칼럼] 이스라엘은 왜 ‘더러운 평화’를 거부했나

바람아님 2023. 10. 21. 08:59

조선일보 2023. 10. 21. 03:20  수정 2023. 10. 21. 07:37

이스라엘 국민인들 왜 두렵지 않겠나
그래도 싸워야 하는 절박한 생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평화도 안보도 말할 자격이 없다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은 위협에 맞서는 국가 의지의 강렬함에서 이스라엘을 따라갈 나라가 없음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이스라엘 정부가 선전포고와 동시에 예비군 소집령을 내리자 36만명이 모여 부대 배치를 마쳤다. 걸린 시간은 단 48시간이었다. 불과 이틀 만에 이스라엘 인구 936만명의 4%가 군복으로 갈아입고 집과 일터를 떠나 전선에 집결했다.

소집에 응한 36만명 중 6만명은 해외에서 달려온 이들이었다. 베를린·마이애미·리마 등 텔아비브행(行) 항공편이 운항하는 세계의 공항들은 귀국 비행기를 타려는 이스라엘 젊은이들로 붐볐다....오직 이스라엘만이 가능한 가공할 국민적 에너지였다.

한국 민주당이 보기에 이스라엘은 바보 같은 나라일 것이다. 민주당은 ‘더러운 평화론’을 신봉하는 정당이다. 민주당을 이끄는 당 대표는 “이기는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는 말을 반복해왔고, 그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은 “가장 좋은 전쟁보다 가장 나쁜 평화에 가치를 더 부여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피 흘리는 전쟁’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테러 세력과 적당히 협상하며 ‘더러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데도 전쟁을 하겠다며 젊은이들을 전장(戰場)으로 내몰고 있으니 말이다.

이스라엘과 다른 길을 가는 나라가 대만이다. 지난주 대만에서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전쟁 발발 때 ‘싸우는 것을 꺼릴 것’이라는 대만인이 54%를 넘었고, 20대 연령층에선 무려 69%가 총을 드는 데 거부감을 표명했다.....10명 중 7명이 ‘불항복 서약’을 거부했다. 이런 나라를 겁낼 적(敵)은 없을 것이다.

한국 민주당의 ‘더러운 평화론’은 대만화(化)의 길을 가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권은 대북 전단 살포를 막고, 9·19 합의로 정찰 자산 운용에 족쇄 채우고, 서해 공무원 피살을 월북으로 조작하면서까지 북한 비위를 맞춰주었다. 그렇게 더러운 평화를 구걸했지만 돌아온 것은 ‘삶은 소대가리’ 모욕이었다.

모든 전쟁은 비극적이다. 이스라엘 국민이라고 피 흘리는 전쟁이 두렵지 않을 리 없다. 그래도 싸워야 하는 그들의 절박한 생존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평화도, 안보도 말할 자격이 없다. 김정은이 계룡대 타격 훈련을 지휘하며 “남반부 영토 점령”을 지시했다는 북 발표를 보고도 ‘더러운 평화’ 운운한다면 양심이 없거나 뇌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https://v.daum.net/v/20231021032016490
[박정훈 칼럼] 이스라엘은 왜 ‘더러운 평화’를 거부했나

 

[박정훈 칼럼] 이스라엘은 왜 ‘더러운 평화’를 거부했나

하마스의 기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은 위협에 맞서는 국가 의지의 강렬함에서 이스라엘을 따라갈 나라가 없음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이스라엘 정부가 선전포고와 동시에 예비군 소집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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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이스라엘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