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24. 1. 24. 00:07
■ 비관과 낙관 사이
"인생은 원래 고통스러운 거야"
막연한 위로 대신 직설적 조언
"남이 뭐랄까 눈치 보면 노예"
"행복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현실 직시하며 미래 대비하는
'스톡데일 패러독스' 되새길 때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오랫동안 아웃사이더였다. 63세 때까지 ‘무명’이었다. 학계에서 따돌림당했고 대중적인 인기도 없었다. 성격이 모난 데다 얼굴이 못생겼으며, 여자를 미워해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다. 32세에 베를린대 강사가 됐지만, 당대 최고 스타 헤겔에게 맞서 강좌를 개설했다가 수강생이 한 명도 없는 참패를 당했다.
이후 교수직을 포기하고 고독과 좌절, 공포와 망상에 사로잡혀 지냈다.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발사에게 면도하지 못하게 하는 등 엽기 행각으로 비웃음까지 샀다. 그는 이 세상을 비참하고 음침한 곳이라고 여겼다. 유행에 뒤떨어진 옷차림으로 극도의 금욕 생활을 고집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그의 비관주의와 염세주의가 싹텄다.
30세에 철학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펴냈으나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다......그의 인생에 반전이 일어난 것은 노년기였다. 63세 때 펴낸 얇은 책 <소품과 부록>이 뜻밖의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은 딱딱한 철학서가 아니라 청춘을 위한 에세이였다......70세 생일에는 유럽 각국의 축사가 쇄도했다. 훗날 니체와 아인슈타인, 바그너도 이 책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로부터 170여 년이 흐른 지금 ‘쇼펜하우어 신드롬’이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점가에 불어닥친 열풍이 올해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비롯해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이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유튜브 영상 조회 수도 급상승하고 있다.
18세기에 태어난 비관주의 철학자가 21세기 한국에서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막연한 위로와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사구시적 철학 덕분이다......그의 행복론에 따르면 소유하기를 원할수록 더 많이 갖고 싶어지는 게 돈이며, 그것을 삶의 행복으로 바꿀 줄 모르는 데에서 어리석음이 시작된다. 부단한 욕망에 쫓겨 만족하지 못하는 생은 고통일 뿐이다. 그가 검소하게 살다가 모든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증하고 떠난 것도 이 때문이다.
https://v.daum.net/v/20240124000702019
'불행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고두현의 문화살롱]
'불행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고두현의 문화살롱]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오랫동안 아웃사이더였다. 63세 때까지 ‘무명’이었다. 학계에서 따돌림당했고 대중적인 인기도 없었다. 성격이 모난 데다 얼굴이 못생겼으며, 여자를 미워해 죽을
v.daum.net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베스트셀러
저자 강용수
출판 유노북스 | 2023.9.7.
페이지수 0 | 사이즈 140*210mm
판매가 서적 15,300원 e북 12,1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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