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그림이 있는 아침] 한국의 소나무

바람아님 2014. 4. 27. 09:24
20년 동안 오로지 소나무만 그려온 홍소안 작가는 작업 소재를 찾아 전국의 산하를 돌아다닌다. 자연 속 소나무는 작가의 붓질을 거쳐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세찬 비바람을 이기고 묵묵히 버티고 선 자태는 온갖 역경을 견뎌낸 인간승리의 미학이다.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을 닮았다. "소나무는 항상 푸르고 향이 진해요. 당당한 기백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지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소나무가 가장 잘 생겼다고 해요."

작가는 갑옷처럼 두툼한 소나무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캔버스 천에 아크릴 물감을 칠한 후 구기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캔버스 뒷면에 색을 칠해 배어나오게 하는 기법도 병행하고 있다. 독특한 색과 마티에르가 작품을 빛나게 한다. 앞으로는 도심 속 소나무도 그려볼 작정이다.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공존의 세상을 꿈꾸는 작업이다. 이 시대의 소나무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