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테 콜비츠, 자식의 죽음, 1925년, 목판
독일의 판화가 케테 콜비츠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슬픔은 자식의 죽음이라는 것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죽은 자식의 관을 두 팔로 안고 서 있는 여인. 화가는 어린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한 심정을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목판화를 선택했다.
여인의 얼굴, 두 손, 관은 거칠고 날카로운 줄무늬 선으로 표현했는데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줄무늬를 제외한 나머지를 검은색으로 표현한 것은 슬픔의 깊이를 나타내기 위해서다. 케테 콜비츠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또한 자식의 죽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1914년 둘째아들 페터가 전쟁터에서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나이는 불과 18세였다. 10년의 세월 동안 가슴에 묻은 아들과 자식을 잃은 모든 어머니의 상처를 이 그림으로 애도한 것이다.
현대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은 어린 두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었던 아픔을 자서전에 이렇게 적었다.
‘화장터에서 뉠리에 있는 스튜디오로 돌아왔을 때 내 삶을 끝내버릴 명확한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아들과 딸을 잃고 나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곁에 있던 나의 어린 학생이 말했다. “이사도라 선생님. 우릴 보고 사시면 돼요. 우리도 역시 선생님의 아이들이 아닌가요?”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을 달래주었던 건 바로 그 아이의 말이었다.’
이 그림과 글이 비극적인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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