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2. 24. 03:00
월미도에서 대관람차를 탄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재밌었던 대관람차가 공중으로 떠오르자 예상치 않게 너무나 무서웠다. 머리로는 안전하다는 걸 알지만 가슴은 쿵쾅댔고 지상으로 내려오기를 기도하듯 빌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의 저자 ‘그램 데이비’는 걱정이 올림픽 종목이라면 집 안에 금메달이 가득했을 거라고 믿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에 의하면 걱정은 유전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만들어진 습관이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걱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산적인 걱정’과 ‘파국적인 걱정’이다. 생산적 걱정을 하는 사람은 미래의 실패를 예비하며 플랜 B를 준비한다. 이때의 걱정은 오히려 그 사람의 경쟁력이 된다. 문제는 파국적 걱정이다. “~하면 어떡하지?”라는 질문만 쳇바퀴처럼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런 파국적 걱정의 처방전은 질문을 “~하면 어떡하지?”에서 “그러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지?”로 바꾸는 것이다.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의 번역가이자 상담자인 정신아는 상담실을 방문하는 걱정 많은 내담자를 ‘먹구름 속에 있는 손님’이라고 말한다. 시인 존 밀턴은 ‘실낙원’에서 “마음은 우리 자신의 처소이며 그 안에서 지옥을 천국으로, 천국을 지옥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썼다. 중요한 건 걱정이 없는 삶이 아니라 걱정과 잘 공존하는 것이다....세네카의 말처럼 가장 비참한 건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미 불행해져 있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https://v.daum.net/v/20240224030058402
[백영옥의 말과 글] [342] 내 안의 걱정 기계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저자 그램 데이비 | 역자 정신아
출판 세이지 | 2024.1.5.
페이지수 368 | 사이즈 147*214mm
판매가 서적 16,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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