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강경희 칼럼] 의사만 부족한 게 아니다

바람아님 2024. 10. 14. 03:13

조선일보 2024. 10. 14. 00:15

‘2035년 의사 1만명 부족’ 논리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
과학기술 분야 인재 부족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
AI·반도체·우주항공·바이오 육성 약속
그 소는 누가 다 키우나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나노 등 4대 신기술 분야의 인력 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6만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AI 분야에서 초·중급 인력은 수요(4만4600명)보다 3800명 더 공급되지만 R&D(연구개발)에 투입할 고급 인력은 수요(2만1500명)의 23%만 배출돼 1만6600명이 부족하다. 빅데이터 분야 고급 인력 역시 3만명 필요에 20%(6100명)만 배출된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고급 인력이 1만500명 부족하고, 나노는 초·중·고급 인력이 다 부족해 도합 8400명 모자란다.

반도체 분야도 심각하다. 오는 2031년 5만4000명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숫자도 문제지만 석사 이상 인재를 얼마나 확충할 수 있을지가 난제다. 반도체 분야 취업자의 66%가 2년제 전문대학 졸업자이고 23%가 4년제 대학 졸업자다. 반도체 공정의 실무자 양성이 주를 이뤄 석사 이상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대만은 매년 반도체 인재를 1만명씩 배출하려고 총력전을 편다. 미국·중국·일본 등이 반도체 자립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우리나라 반도체 고급 인력은 ‘영입 1순위’ 대상이다.

한 나라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인력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들이다. STEM 인재는 의사 양성 이상으로 시간이 걸리고 역량도 요구된다. 인구 팽창기라면 의사도, 과학자도, 엔지니어도 다 늘릴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  대학 입학하는 18세 학령 인구가 1990년 92만명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앞으로 더 줄어든다. 고령화로 의사 부족을 예상하는데 의사만 부족한 게 아니다. 국력과 국부를 책임질 과학기술자 부족은 훨씬 심각하다.....그런데 의대 정원을 1500명 넘게 늘리면서 의사과학자 몫은 전혀 배정 안 했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추진하던 과기의전원은 요원하고, 의사과학자를 적극 배출해야 할 상위권 의대 정원은 전혀 늘리지 않았다.

잘못 채운 첫 단추 ‘2000명 증원’을 방어하려다 보니 정부 당국자의 말이 꼬여 간다. “휴학은 개인의 권리가 아냐” “의대 교육과정 6년을 5년으로 단축” “원래 4000명 증원해야 하는데 2000명은 최소”라는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의 잇단 망언을 듣자니 냉수 먹고 체한 심경이다.


https://v.daum.net/v/20241014001522468
[강경희 칼럼] 의사만 부족한 게 아니다

 

[강경희 칼럼] 의사만 부족한 게 아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나노 등 4대 신기술 분야의 인력 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6만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AI 분야에서 초·중급 인력은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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