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5. 5. 10. 00:20
사람들이 가장 잊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져보지 못한, 받아보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회한이다. 여기에 후회보다 무거운 ‘회한’이란 말을 쓰는 건 해본 것보다 해보지 못한 것을 오래 기억하는 우리의 심리 구조 때문이다.
심리학에는 ‘재양육’이라는 말이 있다.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불러내 다시 양육하는 것인데,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스스로 채우는 것이다....부모도 부모가 처음이기에 우리 중 누구도 100%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다. 자식도 자식이 처음이듯 인생은 편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딘가 모자라고 부족한 우리를 채울 사람은 그러므로 결국 나 자신뿐이다.
우울할 때, ‘My favorite things’를 부른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수녀가 천둥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불러주던 노래다. 이 노래에 등장하는 장미 꽃잎과 크림색 조랑말, 바삭한 사과 과자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 개사해 부른다.
우리가 좋아했던 것을 애써 기억하고 기록하는 건 깊은 개울 위에 돌덩이를 내려놓는 것과 같다. 폭우가 쏟아져 물살이 거세졌을 때, 미리 내려놓은 그 돌덩이 하나하나가 어둠 속 반딧불이처럼 길이 되어줄 것이므로.
https://v.daum.net/v/20250510002012702
[백영옥의 말과 글] [405] 내가 좋아하는 것
[백영옥의 말과 글] [405]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람들이 가장 잊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져보지 못한, 받아보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회한이다. 여기에 후회보다 무거운 ‘회한’이란 말을 쓰는 건 해본 것보다 해보지 못한 것을 오래 기
v.daum.net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중에서 "My favorite things"
'人文,社會科學 > 敎養·提言.思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영옥의 말과 글] [406] 관점에 대하여 (0) | 2025.05.17 |
---|---|
[백영옥의 말과 글] [403] 꽃과 잎새 (1) | 2025.04.26 |
[백영옥의 말과 글] [402] 이명이 찾아왔을 때 (0) | 2025.04.19 |
[백영옥의 말과 글] [401] 반추와 복기의 차이 (1) | 2025.04.12 |
[백영옥의 말과 글] [400] 내 인생 소풍이었지 (1) | 2025.04.05 |